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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항공기 추락사고] 포첸통 공항 문제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사고가 난 캄보디아 프놈펜의 포첸통 국제공항은 계기착륙장치 (ILS).활주로 진입등 (燈).공항기상대등을 전혀 갖추고 있지않아 사고위험이 상존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세계 공항들의 활주로.주변지형.계기시설등에 대한 정보를 담고 있는 조종사용 '잭슨 매뉴얼' 에 따르면 포첸통 국제공항에는 북동~남서방향으로 길이 3천m.폭 40m인 활주로 1개 (본)가 있다.

주변에 장애물은 없지만 시설이 낡고 규모가 작아 보잉 747같은 대형항공기의 이착륙은 어렵다.

또 계기시설은 항공기의 접근 방향을 알려주는 전방향무선방위거리측정기 (VOR/DME) 와 무지향표지시설 (NDB) 로 구성된 간이계기착륙장치가 전부라는 것이다.

국내의 경우 VOR/DME를 보조착륙시설로만 이용하며 NDB는 무선으로 표시되는 등대와 마찬가지로 계기착륙장치로는 보기 힘들기 때문에 이미 모두 철수했다.

포첸통 국제공항은 활주로 옆에만 유도등이 있을 뿐 접근할 때 필요한 진입등도 없어 시계 (視界)가 나쁠 경우 활주로 위치를 확인하기가 매우 어려운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정밀접근레이더도 갖추고 있지않아 관제사가 눈으로 관제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어서 야간 이착륙은 엄두도 내지 못하는 형편. 따라서 포첸통 국제공항은 육안으로 앞을 내다볼 수 있는 거리 (시정.視程)가 1천6백m를 넘어야만 이착륙할 수 있다.

특히 열대지방으로 폭우와 돌풍의 가능성이 높은데도 공항기상대조차 없어 사고당시 시정을 알 수 없다.

지난 7월초 내전과정에서는 특히 공항주변의 군 기지를 중심으로 치열한 공방전이 벌어져 공항시설이 크게 손상됐으며, 공항 점령군이 사용할 수 있는 일부 장비들까지 뜯어간 것으로 알려져 계기장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을 가능성도 높다.

때문에 베트남.캄보디아.타이항공등 일부를 제외한 각국 항공사는 안전상 문제로 취항을 꺼리고 있다.

한 항공전문가는 "항공기의 경보시스템이나 레이더관제장치등으로 2중.3중 안전장치를 갖춘 공항과는 달리 조종사.관제사의 경험과 육안에 의존하는 포첸통 국제공항에서는 돌발상황에 따른 조종사의 실수가 사고와 직결된다는 점에서 늘 사고의 위험이 상존한다고 할 수 있다" 고 분석했다.

김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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