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스포츠팀도 불황 여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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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경기가 위축되면서 실업스포츠팀들이 홍역을 앓고 있다.

대형부도사고가 터질 때면 이에 관련된 기업 스포츠팀은 소식도 없이 죽어간다.

부도까지는 가지 않더라도 어려운 기업들의 경비절감 대상목록에 스포츠팀은 항상 우선순위로 올라가 찬바람이 분다.

특히 올해는 한보그룹의 부도를 비롯, 대기업들마저 휘청거리고 있어 이에 속한 수많은 스포츠팀이 곤경을 겪고 있다.

한보의 경우 씨름단과 하키팀.육상팀등을 운영해왔다.

아직 해체는 되지 않았지만 기업이 공중분해가 될 처지에 놓여 이들 스포츠팀들의 앞날은 불투명한 상태다.

특히 하키는 아직도 정보근 전한보회장이 협회장을 맡고 있는 상태로 팀과 협회가 모두 곤경을 겪고 있다.

13명의 선수를 비롯 20명에 달하는 한보씨름단은 선수들 식비와 대회출전비등 월평균 1천만원에 달하는 팀유지비를 선수.감독들이 갹출, 조달하고 있는 실정이다.

박두진 씨름단 감독은 "팀으로부터 모든 지원이 끊긴 상태" 라며 "아직까지 월급은 나오고 있지만 올연말 계약이 만료되면 대책이 막연하다" 고 밝히고 있다.

씨름은 한보이외에도 지난 6월 세경진흥팀이 모기업의 부도로 인해 팀이 공중분해됐다.

또 우리금고 역시 해체의 위기를 겪고 있는등 유난히 풍파가 많은 종목으로 꼽힌다.

진로가 팀을 SK텔레콤에 매각하는등 큰 변화를 겪었던 농구도 태평양여자팀이 신세계로 넘어갔고 금융단에서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제일은행이 지난 3월말 여자농구팀을 해체했다.

국민은행도 올들어 경비절감을 이유로 사격팀과 테니스팀을 동시에 해단했다.

지난달말에는 26일 빙그레가 경영압박을 이유로 유도팀을 해단했으며 동성제약 역시 갑작스럽게 핸드볼팀을 해산해 충격을 줬다.

이밖에 부도가 났던 세모의 육상팀도 사실상 해체상태에 들어갔다.

왕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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