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버시아드대회]결산 … 구기 예상밖 분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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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지중해의 보석' 시칠리아에서 벌어진 97유니버시아드를 앞두고 한국이 확신할 수 있었던 금메달수는 2개였다.

육상 남자높이뛰기의 이진택, 테니스 남자단.복식중 하나. 그나마 이진택이 큰 경기에서 부진한 징크스가 있어 테니스의 분발과 의외의 금메달 한개 정도를 감안해 잡은 것이 2개였다.

그러나 이번 대회에서 한국은 테니스에서만 3개를 따낸데다 이진택이 징크스를 극복하고 4강진입도 어렵다던 남자배구가 홈텃세를 이겨내고 우승, 5개를 채웠다.

금메달 5개와 종합10위 이내 입상은 한국의 최대목표치였다.

95년 후쿠오카대회에서 따낸 10개의 절반이다.

후쿠오카대회때는 전통적인 강세종목 유도가 있었다.

유도를 빼면 4개에 불과하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이 얼마나 선전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메달획득 여부에 관계없이 돋보인 것은 구기의 분전이었다.

배구.축구등 주요종목에서 국가대표 선수들이 아시아선수권.월드컵예선등에 참가하느라 빠져 2진급 선수들이 출전해 거둔 성적이기에 더욱 빛을 발했다.

약체라는 평가를 받던 배구의 금, 축구의 은은 값졌다.

농구 역시 5위를 기록, 67년 도쿄대회 이후 가장 우수한 성적을 올렸다.

물론 아쉬운 점도 있다.

늘 지적되는 것이지만 육상.수영.체조 등 기본종목의 부진이다.

수영.체조등에서 좋은 성적을 거둬 상위권을 지킨 일본과 크게 대조를 보였다.

육상에서는 필드의 이진택이 체면을 세워줬지만 트랙에서 전멸했다.

당초 한국은 이번 대회를 오는 2000년 시드니올림픽을 겨냥한 시험무대로 여기고 있었다.

이 점에서도 한국의 성적내용은 만족스럽지 못했다.

메달을 확신할수 있는 종목이 발견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물론 체조에서 조성민이 가능성을 보였고 이진택이 한단계 성숙할 수 있는 전기를 마련하기는 했다.

또 세계최강인 양궁과 메달박스인 유도.레슬링 등 투기가 있는한 시드니에서도 평년작을 유지할 수는 있을 것이다.

카타니아 = 허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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