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회 백상예술대상 ‘국민 엄마’ 김혜자 3번째 대상 영예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1면

대상을 받은 강우석 감독(영화 부문·左)과 탤런트 김혜자(TV 부문)가 활짝 웃고 있다. [일간스포츠 특별취재반]

환호와 갈채, 탄식이 교차한 두시간이었다. 수상자들은 저마다 눈시울을 붉히며 감격을 만끽했고, 아깝게 상을 받지 못한 동료들을 진심으로 격려했다. 제45회 백상예술대상 시상식이 27일 오후 8시50분부터 두 시간 동안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을 환하게 밝혔다. 티켓 구하기도 전쟁이었다. 김명민·소지섭·이준기·손예진·주지훈·윤은혜 등 한류스타가 총출동한 백상예술대상을 관람하기 위해 국내 팬들은 물론 일본과 동남아 팬들이 몰려들었다. 20만원을 호가하는 암표가 등장할 정도였다.

백상예술대상은 지상파 방송 4사를 통틀어 시상하는 유일한 무대. TV와 영화 부문으로 나뉜다. 이날 강우석 감독과 ‘국민 엄마’ 김혜자가 최고의 영예인 대상을 차지했고 김명민·문근영(TV), 주진모·손예진(영화)이 각각 최우수연기상을 거머쥐었다.

강 감독은 지난해 연출작 ‘강철중:공공의 적1-1’을 포함해 ‘신기전’ ‘모던보이’ 등 세 편을 제작하며 한국 영화에 활기를 불어넣은 공을 인정받았다. 김혜자는 KBS 주말극 ‘엄마가 뿔났다’에서 가족을 위해 헌신하고 자아를 찾아가는 어머니 한자 역을 실감나게 연기해 호평 받았다. 백상 대상 수상은 ‘행복을 팝니다’(1979), ‘모래성’(1989)에 이어 세 번째. 3회 백상 대상 수상은 역대 최다 기록이다. 그는 수상 소감에서 얼마 전 선종한 김수환 추기경을 언급하며 “그 분은 세상 사람들에게 빛을 안기고 가신 분이다. 저도 살아있는 동안 빛을 발할 수 있는 연기자가 되도록 치열하게 살겠다”고 말했다.

김명민과 문근영은 지난해 각각 MBC와 SBS 연기대상 수상에 이어 다시 한번 영예를 차지했다. 문근영은 SBS 연기대상 수상 때와 마찬가지로 큰 눈시울을 붉게 적시며 상을 받았다. ‘바람의 화원’에서 문근영과 ‘닷냥커플’로 사랑받았던 문채원은 문근영과 비슷한 흰색 미니드레스를 입고 ‘커플룩’을 연출해 눈길을 모았다.

요즘 최고 화제 드라마 ‘꽃보다 남자’ 주연들의 인기도 대단했다. 구준표 역의 이민호는 TV 부문 신인연기상을 받았고, 김현중은 인기상을 수상했다. F4를 응원하기 위해 모인 팬들의 열기도 뜨거웠다. 이민호는 레드카펫을 밟기 위해 계단을 올라가다 넘어지기도 했다. 그는 수상 소감에서 “오늘 긴장한 탓인지 레드카펫에서 넘어져 너무 창피했다”며 웃었다.

작품상은 ‘엄마가 뿔났다’(TV 드라마), KBS ‘개그콘서트’(TV 예능), SBS ‘그것이 알고 싶다’(TV 교양)와 ‘경축! 우리 사랑’(영화)의 몫이었다. 독립다큐 ‘워낭소리’의 이충렬 감독이 신인 연출·감독상을 수상한 것도 화제였다. 다큐 독립영화가 백상 무대를 밟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작품상·신인감독상·시나리오상·신인연기상 등 네 부문에 후보로 오른 ‘과속스캔들’은 강형철 감독과 박보영이 시나리오상과 신인연기상을 받으며 2관왕이 됐다.

김범석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