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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이슬람신자 4만명…40년 선교역사 비해 국내 교세 미미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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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얼마전 '인샬라' 라는 한국 영화가 선보인 적이 있다.

제목의 인샬라는 이슬람교에서 '신의 뜻이라면' 이라는 의미의 종교용어다.

불확실한 미래에 대해 신의 가호가 있기를 기원하는 이 말은 이슬람문화권에서는 일상용어로 돼있다.

문제는 이 용어를 아랍을 상징하는 것으로 오해하고 있다는 점이다.

영화의 제목도 종교적 의미 없이 단지 아랍의 한 국가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붙여진 것이다.

실제로는 이슬람신자중 20%만이 아랍권에 속한다.

파키스탄.방글라데시.말레이지아등 아시아권 국가들이 더 많다.

그러나 대부분 사람들은 '이슬람 = 아랍' 이라는 잘못된 인식을 갖고 있다.

한국에 이슬람이 처음 소개된 것은 6.25동란중 터키군인에 의해서였다.

올해로 40여년째다.

그에 걸맞게 활동도 두드러지고 있다.

지난 22일부터 3일간 한국이슬람학회 (회장 김정위) 와 한국이슬람교중앙회 (이사장 박정남)가 주최한 세미나도 열렸다.

"21세기는 이슬람권과 유교문화권의 협력을 통한 새로운 세계질서의 창출이 예견된다" 는 새무얼 헌팅턴 교수의 표현처럼 21세기를 앞두고 동아시아와 이슬람의 역할등을 논의하는 자리였지만 이슬람에 대한 올바른 이해도 주요한 주제였다.

현재 국내의 이슬람신자는 10만명 (교단집계) 을 헤아린다.

한국인은 4만명 정도고 나머지는 국내에 체류하는 외국인근로자들이다.

사원은 서울의 중앙성원을 비롯, 경기도 광주.안양.전주.부산에 지방사원이 건립돼 있고 울산.제주에 지회를 두고 있다. 6.25당시 유엔군중 유일한 이슬람 국가로 터키가 참전했고 당시 터키 제6여단 사령부의 압둘가푸르 카라이스마일오울루가 선교를 시도했다.

최초의 한국인 이슬람교도는 김진규와 김유도. 이들은 55년9월15일 한국이슬람교협회를 결성하고 본격적인 선교에 나섰다.

그후 많은 한국인들이 이슬람 성지를 순례하고 이슬람 교육을 받기도 했다.

67년 격월간지 '코리아 이슬람 헤럴드' 창간에 이어 말레이지아.파키스탄등 이슬람국가 지도자들의 한국방문이 따랐으며 76년5월에는 서울용산구한남동의 서울중앙성원이 문을 열었다.

70년대 중동건설붐을 타고 많은 근로자들이 현지에서 이슬람교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면서 신도들이 크게 늘어났고 학문적 관심이나 사업, 여행등을 통해서도 이슬람교가 국내에 알려지게 됐다.

그러나 40여년의 역사를 지녔지만 국내에서 이슬람교가 차지하는 비중은 아직 미미한 실정이다.

이는 이슬람을 아랍과 동일시하는 오해에서 빚어진 것이다.

그때문에 우리한테 이슬람은 과격한 이미지, 우리 실정에 맞지 않는 관습, 남성우위의 종교등으로 잘못 비쳐져 있다.

한국이슬람교중앙회는 문화전시회.성지순례등을 통해 유교권인 동아시아와 이슬람권의 문화적 교류를 활성화해 50여개국 11억의 인구를 가진 이슬람문화권과 함께 '21세기의 실크로드 복원' 을 추진하고 있다.

곽보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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