썰렁한 관문 동대구로 대구의 얼굴로 가꾼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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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드리 히말라야시더·시원하게 뻗은 왕복 10차로….

대구를 남북으로 가로지르는 동대구로의 모습이다. 대구를 찾는 사람들이 가장 먼저 만나는 곳이다. 동대구역·고속버스터미널과 대구 도심을 연결하는 관문도로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넓은 도로엔 차량만 오갈 뿐 인적이 드물어 썰렁한 느낌마저 준다.

대구의 관문도로인 동대구로 모습. 이곳을 걷고 싶은 거리로 만들기 위해 대구시가 올 연말 리모델링 작업에 나선다. [대구시 제공]


대구시가 이 거리를 뜯어고치기로 했다. 동대구로 디자인개선사업이다. 걷고 싶은 거리를 만들어 사람들이 찾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2011년 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겨냥한 사업이다.

◆대수술 받는 동대구로=사업 구간은 동구 신암동 파티마병원 삼거리∼수성구 범어동 범어 네거리 구간 2.84㎞다. 시는 이 구간을 걷기 명소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도로와 인도를 새롭게 꾸며 동대구역·고속버스터미널 주변을 오가는 관광객이나 시민들을 끌어들이겠다는 것이다. 우선 차로 폭을 좁히고 인도를 더 넓히기로 했다. 인도에 있는 버스정류장·토큰판매대·공중전화부스·휴지통·벤치 등 각종 시설물을 아름답게 디자인한다. 자전거 전용도로와 자전거 보관대 등 자전거 이용자의 편의를 위한 시설도 설치한다. 인도에 실개천과 분수를 만들어 여름철에 시원한 느낌을 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가로등을 바꾸고 수목 조명등을 설치해 야간경관을 개선한다. 동대구로 주변의 건물주와 협의해 건물 조명을 설치하는 등 가로의 야경을 관광자원으로 만들기로 했다. 대구상공회의소 맞은편의 인도가 없는 도로변 500m 구간도 공원으로 꾸미거나 쉼터로 조성한다. 동대구역을 빠져나온 사람들이 걸어서 오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범어 네거리에는 광장이 조성된다. 2002년 한·일 월드컵경기대회 때 시민들이 모여 거리 응원을 한 곳이다. 이곳을 새롭게 디자인해 대규모 행사가 있을 경우 교통을 차단하고 광장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복안이다.

◆대구의 상징거리로 만든다=대구시는 동대구로 디자인개선사업 설계를 4월 말까지 공모한다.

시는 이곳을 대구의 정체성을 나타내는 상징 거리로 만들 예정이다. 걷기와 자전거 타기에 좋은 도로로 만들어 친환경 도시의 면모를 보여주겠다는 것이다. 시는 응모한 설계작품을 심사해 5월 중 당선작을 선정한 뒤 10월까지 실시설계를 마칠 계획이다. 올 연말 착공해 2011년 6월 완공 예정이다. 사업비는 150억원. 김창엽 대구시 공공디자인담당은 “설계업체의 다양한 아이디어를 폭넓게 수용해 동대구로의 이미지를 획기적으로 바꿀 작정”이라고 밝혔다.

홍권삼 기자

◆동대구로=동구 신암동 파티마병원∼수성구 두산동 수성못 구간 6.6㎞에 폭 70m의 도로. 1968년 파티마병원에서 동신 네거리까지 1차 구간이 뚫린 이후 76년 모든 구간이 개통됐다. 도로가 넓고 조경이 잘 돼 전국 지방자치단체 조경 담당자들이 견학하는 코스다. 가로수로 수령 40∼50년 된 히말라야시더 365그루가 심어져 있어 전국적인 히말라야시더 명소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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