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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대 여제자 “‘박 총장 감칠맛’ 발언은 판소리에 관한 표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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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범훈 중앙대 총장이 2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한나라당 초청 이명박 정부 출범 1주년 기념강연에서 초청연사로 나서 여제자 성희롱 발언을 했다고 해 뜨거운 구설수에 올랐다. 하지만 정작 현장에서 공연 중 소리를 맡았던 박 총장의 제자 민은경(28)씨는 “ ‘감칠맛’이란 판소리에 관한 것”이었다고 말했다. 26일 데일리언과의 인터뷰에서다.

박 총장은 당시 강연에서 중대 제자들을 데려와 판소리와 단가(短歌)를 들려주며 자칫 지루해질 수 있는 강연의 흥을 돋웠다. 소리는 중대 국악대를 졸업하고 대학원 입학을 준비하고 있는 제자 민은경 씨(28)가, 고수(鼓手)는 국악대 4학년에 재학 중인 김태연 군이 맡았다. 민씨는 최근 마당놀이 전문배우 윤문식 씨와 김성녀 씨가 공연 중인 ‘심청전’에 주인공인 심청이 역도 맡고 있다.

박 총장은 민씨를 소개하면서 “이렇게 생긴 토종이 애도 잘 낳고 살림도 잘 한다. 음식도 바뀌고 해서 요즘엔 키가 크지 않습니까. 그런데 사실 요렇게 조그만 게 감칠맛이 있는 거예요”라고 말해 성희롱 비난 여론에 시달리고 있다.

다음은 박 총장의 제자 민은경씨와 데일리언과의 인터뷰 일문 일답 내용이다.

-박 총장의 발언이 기사화된 걸 알고 있나.

“컴퓨터를 안 해서 구체적인 건 모른다. 기사화됐다고 얘기만 전해 들었다.”

-박 총장 발언이 성희롱이었다고 논란이 일고 있다.

“나는 절대 그렇게 받아들이지 않았는데, 마음이 아프다.”

-감칠맛이라는 표현을 쓴 게 문제라고 하는데.

“저에 대해 감칠맛 난다고 표현하신 것은 그건 소리적인 부분을 말한 거였다. 우리 소리가 감칠맛 나잖아요. 그게 잘못 전달된 것 같다.”

-토종발언도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국악 자체가 토종이잖아요. 그런 뜻이죠. 선생님의 애정 어린 말씀이 그렇게 왜곡되다니 너무 속상하다.”

-박 총장께서 “미스코리아 심사하기 좋은 방법이 있는데 그럴듯한 사람 하나 세워놓고 옆에 못난이를 갖다 놓으면 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 때 선생님께서 음악의 화음과 불협화음을 말씀하시면서 이런 비유들을 쓰신 건데 그걸 앞뒤 다 자르고...”

-그날 강연 분위기를 어떻게 느꼈나.

“분위기가 엄청 좋았다. 관객들도 너무들 좋아하시고 멋진 강연이었다.”

-지금 심경은 어떤가.

“진짜 너무 당황스럽다. 평소에 존경하는 분인데… 지금 너무 잘못 나간 것 같다. 너무 마음이 아프다.”

디지털뉴스 jdn@joins.com

박범훈 중앙대 총장, 부적절 발언 '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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