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Style] 화이트닝 에센스 8개 제품 ‘슈어’가 써봤더니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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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이트닝 전쟁이 시작됐다. 하얗고 맑고 깨끗한 피부를 원하는 여자라면 봄이 오는 이맘때쯤 화이트닝 에센스에 주목할 것이다. 올해 새로 선보인 화이트닝 제품의 기능은 얼마나 발전했을까. 스마트 쇼핑잡지 ‘슈어(SURE)’가 32명의 독자를 대상으로 한 달간 에스티로더, 겔랑, 샤넬, 크리니크, 비오템, 디올, 랑콤, 시세이도 8개 브랜드의 신제품 에센스를 테스트했다.

유지연 슈어 기자

 ▶멜라닌 지수의 변화가 핵심이다

각 브랜드의 기술력이 집중된 에센스의 기능을 점검할 때 핵심은 역시 멜라닌 지수다. 멜라닌은 피부 조직을 상하게 하는 자외선의 방어벽 역할을 하는 색소로 자외선에 민감한 피부일수록 활동량이 늘어난다. 이 멜라닌을 컨트롤하는 것이 화이트닝 에센스의 주요한 기능 중 하나다. 피부 위로 올라온 멜라닌 색소의 증감 정도를 측정하는 것만큼 화이트닝 에센스 제품의 기능을 직접적이고 가시적으로 파악하는 방법도 없다. 즉 멜라닌의 감소 정도가 클수록 효과가 좋은 제품이다.

테스터마다 조금씩 개인차는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실험 대상이 된 모든 화이트닝 에센스가 멜라닌 감소에 효과가 있었다. 그 중 에스티로더 ‘사이버 화이트 브라이트닝 에센스’는 최종 측정 시 4주 전보다 멜라닌 지수가 11.8로 가장 많이 감소한 제품으로 꼽혔다. 4주 동안 멜라닌 지수가 11.5 감소한 비오템 ‘화이트 디톡스 셀룰러 세럼’이, 10.42 감소한 샤넬 ‘화이트 에쌍씨엘 얼티미트 에센스’가 뒤를 이었다. 대부분의 제품에서 사용 2주 후보다 4주 후부터 더 큰 비율로 멜라닌 지수가 감소했다. 이는 피부 깊은 곳에서 작용하는 화이트닝 유효성분의 효과가 제대로 전달·작용하려면 제품을 적어도 피부 세포 재생 주기인 28일 이상 꾸준히 사용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미백보다는 브라이트닝이 중요하다

피부 색조는 통상적으로 멜라닌과 혈색소의 분포도로 결정된다. 이렇게 결정된 본연의 피부 바탕에 잡티와 기미 등의 다크 스폿과 여러 가지 내외적 자극에 의해 발생하는 홍반이 가세하면서 안색은 어둡게 변한다. 멜라닌의 활성화로 피부 바탕 톤이 어두워지는 것 못지않게 피부 군데군데에 얼룩처럼 산재한 다크 스폿들이 전체 피부 톤을 칙칙하고 지저분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화이트닝 에센스 기능성 테스트 두 번째 주제는 피부 홍반의 감소 효과였다. 다크 스폿과 홍반들만 균일하게 정리해 주어도 피부가 훨씬 밝아 보이는 효과를 줄 수 있다.

테스트 결과 4주 후 홍반 감소 정도가 가장 컸던 제품은 37.6의 감소치를 보인 디올 ‘스노우 화이트 리빌 에센스’였다. 사용 2주 후 측정 때도 21.6 감소를 보여 홍반 개선에 효과가 높은 제품으로 인정받았다. 2위는 34.15 감소한 에스티로더 ‘사이버 화이트 브라이트닝 에센스’. 특이하게도 사용 2주 후의 홍반 수치는 하위권이었는데, 최종 점검 때 놀라운 감소 효과를 보여주었다. 랑콤 ‘블랑 엑스퍼트 스팟 이레이저’가 32.25 감소치로 다음 순위를 차지했다. 역시 사용 2주 후보다 4주 후의 결과가 더 좋아서 꾸준히 사용했을 때의 결과가 기대되는 제품으로 꼽혔다.

조금씩 차이는 있었지만 모든 브랜드가 4주 후 홍반도가 감소했다. 테스터들은 “피부가 하얗게 됐다기보다 얼굴 곳곳의 얼룩과 다크 스폿의 색이 옅어지면서 전체적으로 피부 톤이 균일하게 된 것 같다”고 소감을 말했다.

 ▶보습과 안티에이징을 함께 고려한다

화이트닝 제품은 주로 봄·여름에 사용하기 때문에 유분기가 없는 묽은 제형인 경우가 많다. 때문에 소비자들 사이에 미백 기능성 제품은 건조하다는 편견이 있다. 화장품 쇼핑에 있어 간과할 수 없는 보습력을 알아보기 위해 피부 수분도의 변화를 측정했다. 가로 1cm, 세로 1cm 피부 표면의 수분 함량(㎍)을 측정한 것으로 수치가 높을수록 보습력이 좋은 제품이다. 30 이하는 매우 건조한 피부, 50 이하는 건조한 피부, 50~60이면 적당한 수분을 가진 피부로 파악된다.

보습력 측정은 2주 후와 4주 후 모두 순위 결과가 일치했다. 사용 2주 후 15.37 증가, 사용 4주 후에는 20.72 증가한 디올 ‘스노우 화이트 리빌 에센스’가 테스트 결과 수분함량 개선도가 가장 좋은 제품으로 측정됐다. 뒤를 이은 제품은 수분 함량이 사용 2주 후 7.62 증가, 사용 4주 후 17.32 증가한 크리니크 ‘더마 화이트 포티파잉 콤플렉스’다. 유수분의 밸런스가 적당해 테스터들 사이에서 사용 질감이 좋기로도 호감이 높았다. 보습력 테스트에서 주목할 점은 모든 브랜드가 수분 함량에서 사용 전보다 증가세를 기록했다는 것이다. 즉 미백 기능성 화장품이 건조할 것이라는 판단은 선입견에 불과하다는 것이 밝혀진 셈. 오히려 화이트닝 에센스가 미백 기능 외에 수분 에센스의 역할까지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 가지 피부 문제가 전반적인 피부 문제로 연결될 수 있다는 점에서 화이트닝과 모이스처라이징, 안티에이징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스킨케어 공동체다.

▶어떻게 실험했나

 브랜드당 4명의 독자가 선정, 4주 동안 직접 제품을 사용하면서 총 3회의 피부 테스트를 받았다. 1차 측정은 에센스 사용 직전의 피부 상태를 알기 위해 1월 15일에 진행됐다. 제품 사용 2주 후에 2차 측정을, 사용 4주 후에 최종 측정(2월 12일)을 실시했다. 측정 부위는 자외선에 영향을 많이 받는 광대뼈 주위로 3회 모두 동일했다. 실험 기간 중에는 해당 에센스 외에 다른 스킨케어는 이전과 동일하게 사용했고, 다른 에센스는 사용하지 않았다.

자세한 내용은 ‘슈어(SURE)’ 3월호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하얗게’에서 ‘맑은’ 피부로
이젠 건강 챙기는 화이트닝

다카 사코다 디올 아시아센터장

 화이트닝 화장품에 대한 관심은 아시아 여성이 1등이다. 세계 매출 1, 2위의 화장품 회사들도 봄이 되면 앞다퉈 아시아 전용 제품을 내놓을 정도다. 크리스찬 디올 코스메틱 아시아 이노베이션 센터장 다카 사코다(사진)를 만나 올해 화이트닝 제품의 특징에 관해 물었다.

-올해 화이트닝 제품의 특징은.

“화이트닝 화장품은 더 이상 피부를 어둡게 만드는 멜라닌 세포 제거만 다루지 않는다. 지속적으로 피부를 구성하는 세포 단위를 연구한 결과 피부 단백질을 더 건강하게 만들면 멜라닌 세포가 제거될 뿐만 아니라 전체 피부 조직이 활성화돼서 빛나고 환한 피부를 만들 수 있음을 알아냈기 때문이다. 디올 외의 다른 브랜드들도 ‘하얗게’가 아닌 ‘맑고 밝고 투명하고 건강한 피부’를 주제로 화이트닝 제품을 광고하는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피부를 구성하는 세포 단위 연구란.

“디올은 지난해 1500여 명의 아시아 여성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신제품을 개발해 소비자 테스트까지 거쳤다. 그 과정에서 화이트닝 화장품이라면 꼭 필요한 요소들이 과학적으로 분석됐다. 즉 피부 결을 균일(evenness)하게 하고, 멜라닌 색소를 완전히 제거하지는 못하더라도 더 옅어지게 해서 화사(luminocity)한 피부 톤을 만들고, 수분(moisture)을 꾸준히 공급해 투명한 피부가 되도록 해야 더 하얗게 보인다는 것을 알아냈다. 또 모공이 작아서 매끈(fineness)한 피부라도 더 탄탄(plumpness)해져야 최적의 화이트닝 효과가 나타난다는 사실도 발견했다.”

-설명대로라면 화이트닝 제품이 피부의 만병통치약 같다.

“과거에 하얘지고 싶었던 여성들이 취한 방법은 파우더를 피부 위에 덧칠하는 게 전부였다. 그러다 처음으로 ‘피부 자체를 희게 만들어 준다’는 화이트닝 화장품이 등장한 게 70년대 일본에서다. 당시 일본에서는 이 제품을 두고 논쟁이 있었다. 피부 전문가들이 화장품 회사의 주장을 전혀 믿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믿었다. 보통 화장품 보다 3~5배 비싼 가격 때문에 ‘왜 이렇게 비싸지? 비싼 만큼 효과는 있겠지’하는 식이었지만.(웃음)”

강승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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