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종교계·교육계로 확산되는 ‘나눔’운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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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개신교의 신망받는 목사 125명이 그제 ‘한국 교회가 우리 사회의 고통 분담에 앞장서자’는 성명서를 발표하고 범국민적 나눔운동을 통해 어려운 이웃을 돕자고 호소했다. 이들은 앞으로 수입(사례비)의 5%를 이웃 돕기에 내놓고, 교회 재정 가운데 구제비 비중도 대폭 늘리기로 결의했다. 개신교는 다른 종교처럼 봉사와 이웃 돕기가 일상화·제도화된 조직이다. 비상한 경제위기를 맞아 평상시 봉사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교계 지도자의 수입까지 내놓기로 한 것은 종교의 참뜻과도 부합하는 조치다.

인천시교육청 관내 교사·교직원들은 다음 달 말 지급될 2008년도 상여금의 5~10%를 떼내 대졸 미취업자 일자리를 만드는 데 쓰기로 했다고 한다. 교사 2만3000여 명 중 절반가량과 3000여 명의 교육행정직 공무원이 동참할 예정이다. 이미 청와대 직원들은 이달부터 월급 일부를 공제해 신빈곤층 지원에 나섰고, 민주당 의원들도 세비 10%를 자진 반납해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전달하기로 했다. 그러나 민간 차원의 본격적인 나눔운동은 아직 미미한 형편이다.

개신교 목사, 인천시 교사들이 어렵게 내린 결단은 우리 사회 전반으로 확산돼야 한다. 그제 노사민정(勞使民政) 대표가 발표한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대타협’도 민간부문이 해야 할 일로 기부·자원봉사 등 사회공헌 활동과 나눔문화의 확산을 강조했다. 한국노총이 “기업 여건에 따라 임금을 동결 또는 반납하거나 절감하겠다”고 밝힌 것도 같은 맥락이다. 힘들고 어려울수록 나누어야 한다. 나눌수록 고통은 줄고 위기 극복의 길은 가까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