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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조사단 첫 방북 의미]북한 회원국가입 통한 경제복구비 마련 모색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6면

이달 말이나 내달 초께로 예정된 국제통화기금 (IMF) 조사단의 방북은 북한이 국제금융기구를 통해 '경제복구자금' 조달을 모색하는 첫걸음이란 점에서 주목을 끈다.

게다가 미국도 최근 등 국제금융기구와의 협조를 통한 북한 '경제 다루기' 를 진지하게 고려중이어서 이번 IMF조사단의 첫 평양행은 북한과 외부세계와의 접촉에 또 하나의 새로운 창구를 개설하는 셈이다.

◇ 경위 = 이번 IMF조사단의 방북은 사실상 북한의 '초청' 에 의한 것이다.

IMF의 한 관계자는 지난 5월 뉴욕의 북한 유엔대표부측이 먼저 IMF 뉴욕주재관을 통해 접촉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북한은 이미 지난해 10월부터 뉴욕의 한 법률회사를 통해 IMF와 세계은행 (IBRD) 관련자료를 모으기 시작해 IBRD회원국이 되려면 먼저 IMF에 가입해야한다는 사실을 파악한 것으로 확인됐다.

북한은 또 올 봄 담당변호사를 북한으로 초청, 국제기구 가입방안을 협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 전망 = 북한의 IMF접촉은 결국 IBRD의 회원국이 되어 저리의 개발자금을 융자받으려는 것이다.

그러나 북한의 IMF가입은 아직 불투명하다.

가장 큰 걸림돌은 경제통계를 모두 IMF측에 밝혀야 한다는 것. 외환보유액.화폐발행액은 물론 특정품목의 생산량과 국방비 지출까지 모두 공개하는 '정치적 결심' 이 쉽지는 않을 것이다.

반면 북한이 이같은 점을 이미 알고 IMF와 접촉하기 시작한 이상 IMF.IBRD 가입이 의외로 빠르게 진전될 가능성도 있다.

특히 미국이 대북 식량지원에서 세계식량프로그램 (WFP) 을 활용한 것처럼 IMF.IBRD를 통한 '북한 끌어내기' 에 적극 나선다면 조기가입이 성사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워싱턴 = 김수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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