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키점프] 떴다 떴다, 금 땄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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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한국 스키점프가 겨울 유니버시아대회에서 ‘기적의 골드 스토리’를 재현했다.

하얼빈 겨울 유니버시아드 스키점프 남자 K-90 개인전에 출전한 김현기가 안정된 자세로 비행하고 있다. [하얼빈 신화통신=연합뉴스]


김현기(26·대구과학대)는 21일 중국 야부리 스키장에서 열린 하얼빈 겨울 유니버시아드 남자 스키점프 K-90 개인전에서 261.0점으로 금메달을 따냈다. 김현기는 1차 시기 99.5m, 2차 94.5m를 각각 뛰어 바흐레다 마르친(폴란드·257.5점)을 제쳤다. 최용직(27·대구과학대)은 250.0점으로 4위에 머물러 메달을 목에 걸지는 못했다. 한국은 2003년 타르비시오(이탈리아) 겨울 유니버시아드 스키점프에서 금메달 2개(K-90 개인전 및 단체전), 은메달 1개(K-120 개인전)를 따냈다. 당시 등록선수 10명도 안 되는 한국의 선전을 두고 국내외에서는 ‘타르비시오의 기적’이라고 불렀다.

이번 금메달은 6년 전보다 더 의미가 크다. 당시 스키점프팀은 후원사가 있어 훈련에 매진할 수 있는 분위기였다. 그런데 현재는 대한스키협회와 대한체육회의 지원뿐이다. 국내는 훈련시설의 여건이 열악해 해외 전지훈련이 필수적이다. 하지만 적은 예산을 쪼개쓰다 보니 꾸준한 전훈이 어려워 경기력 유지도 힘들다. 김흥수 스키점프 대표팀 코치는 “타르비시오 금메달 이후 관심은 늘었지만 경제적으로는 힘들어졌다. 꾸준한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김현기는 지난해 10월 독일 클링겐탈에서 열린 스키점프 서머그랑프리 K-90 개인전에서 9위에 올랐다. 이후 상승세를 보인 끝에 이번에 정상에 섰다. 대표팀의 최종 목표는 내년 밴쿠버 겨울올림픽 입상. 김 코치는 “그간 개인전에 운이 따르지 않았던 김현기가 이번 금메달로 자신감을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 선수단은 22일 남자 스피드스케이팅 1500m의 모태범과 쇼트트랙 남자 3000m 이승훈(이상 한국체대), 여자 3000m 최정원(고려대)이 우승해 금메달 3개를 추가했다.

허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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