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 4도어 쿠페 … 문은 + 2, 만족은 2 +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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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0면


쿠페(coupe)란 지붕이 낮고 날렵한 형태를 지닌 스포츠형 차를 말한다. 유선형으로 흐르는 긴 곡선이 아름답다. 따라서 옆모습이 최고인 차로 손꼽힌다. 쿠페는 원래 2도어다. 그래서 타고 내리는 데 불편했다. 지붕도 낮아 뒷좌석은 어린아이나 애완동물을 주로 태우는 자리로 쓰였다. 이런 불편함 때문에 주말 기분을 내는 세컨드카나 독신생활을 즐기는 특정 계층이 선호하는 차에 불과했다. 그런데 메르세데스-벤츠가 2004년 4도어 쿠페 CLS를 처음으로 출시했다. CLS 등장 이후 자동차 업체들은 저마다 쿠페 스타일은 그대로 두고 일반 세단처럼 실용성을 더한 4도어 쿠페를 잇따라 내놓고 있다. 보기에 밋밋한 세단 이미지를 벗자는 것이다. 디자인을 아는 전문가가 타는 차라는 이미지로 판매를 늘리겠다는 전략인 셈이다. 지난달 국내 출시된 폴크스바겐 CC는 4도어 쿠페의 장점을 모아 놨다. 폴크스바겐의 중형 세단인 파사트를 기본으로 만들었지만 좀 더 길고 지붕이 낮아 고급스러워 보인다. 쿠페지만 스포츠성만 강조한 게 아니라 안락함과 실용성을 강조했다. 쿠페는 뒷좌석이 불편한 게 단점이다. 이를 편안하게 하기 위해 두 사람만 앉게 했다. 또 노면 상태와 주행 상황에 따라 서스펜션(현가장치)의 단단하고 무른 정도를 조정해주는 어댑티브 섀시 컨트롤 시스템도 장착돼 있다. 또 모빌리티 타이어라는 첨단 타이어를 장착했다. 주행 중 못이나 이물질 등으로 지름 5㎜ 이하의 펑크가 나면 타이어 내부의 특수 물질이 즉시 틈새를 메워 주행을 계속할 수 있도록 해준다. 디젤 모델은 연비가 L당 16.2㎞로 좋다. 또 2.0 TSI 모델은 200마력짜리 4기통 엔진으로 경쾌한 느낌을 준다는 평가다. 값은 CC 2.0 TDI와 CC 2.0 TSI가 각각 5040만원, CC V6 3.6 4모션이 6410만원이다.

지난해 유럽 자동차 전문지의 호평을 받은 재규어 XF도 4도어 쿠페에 가깝다. ‘재규어라는 이름만 빼고 모든 것을 다 바꿨다’는 평을 받았다. 매끄럽게 보이는 지붕 라인은 쿠페의 매력을 발산하고 있다. 애스턴 마틴(럭셔리 ) 디자이너로 유명한 이안 컬럼이 디자인을 맡아 쿠페의 멋을 잘 살렸다. 뒷좌석은 어른 세 명이 타도 넉넉한 공간을 확보했다. 2.7L 디젤엔진의 정숙성도 좋다. 가격은 최고급형이 7820만원.

벤츠 CLS는 4도어 쿠페의 원조답게 어디서나 눈길을 끄는 디자인이 돋보인다. 가격은 럭셔리한 실내 장식에 걸맞게 1억원을 호가한다.

마세라티의 콰트로포르테 역시 최고급 스포츠카와 쿠페의 장점을 살린 차다. 앞뒤 비율 등 이탈리아 디자인의 특징을 살렸다. 페라리 엔진을 사용해 시속 250㎞에서도 안정적인 주행 성능을 자랑한다. 가격은 2억원 선.

2도어 제네시스 쿠페가 국산 1호 쿠페차다. 기아차가 연말께 준대형 4도어 쿠페를 내놓을 계획이다. 지붕을 날렵하게 만들어 벤츠 CLS 느낌이 나도록 꾸밀 방침이다. 현대차 제네시스가 고급 대형 세단으로 자리 잡는다면 이 차는 스포티한 쿠페형 디자인으로 차별화하겠다는 전략이다. 현대차가 올해 7월 내놓을 신형 쏘나타도 지붕 라인을 날렵하게 해 쿠페형 디자인을 가미했다. 유럽형 디자인으로 차별화한 GM대우 라세티 프리미어 역시 옆면 디자인은 쿠페 영향을 받아 유선형이다.

김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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