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뛰는 여야 대선 3당후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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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대선을 4개월 남긴 지금 여야를 막론하고 대선후보들의 주제어는 '현장으로' 다.

모두들 경쟁적으로 지방순회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당무는 당직자들에게 위임하다시피 하고 있다.

우선 3당대표들은 경남에서 한차례 회전 (會戰) 을 벌인다.

19일 열리는 경남농업경영인대회에 일제히 참석하는 것이다.

돌 하나로 농어민과 영남표라는 두마리 새를 잡기위해서다.

참석예정 인원만도 1만여명에 이르는 큰 대회다.

이회창 (李會昌) 신한국당대표는 가는 김에 이 지역에서 하루를 묵는다.

한국산업단지 동남지역공단에 들러 자전거공장도 방문하고 당원들도 격려할 예정이다.

李대표의 경우 매주 3일은 아예 당무를 강삼재 (姜三載) 사무총장에게 챙기도록 하고 있다. 李대표측은 기아공장.경부고속철도 현장방문등과 같은 '민생챙기기' 가 계속될 것이라고 예고하고 있다.

李대표는 18일에도 여의도 전철역에서 휠체어를 타고 지하철표를 사는 장애인체험을 했다.

김대중 (金大中) 국민회의총재는 이같은 지방순례가 두달째다.

다만 최근의 특징은 공세적 성격이 강해진 점을 들 수 있다.

그는 경남의 농업경영인대회에 참석하는데 이어 9월초에는 강원 태백지역에서 폐광대책 논의 주민토론회에도 갈 예정이다.

모두 반 (反) 김대중정서가 강한 것으로 평가되는 지역이다.

최근 지지율 수위를 기록중인 金총재는 '만년 2등' 의 이미지만 깨면 이 지역에서도 표가 나온다는 생각인 것같다.

반면 김종필 (金鍾泌) 자민련총재의 움직임은 수성 (守城)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는 18일 충남 예산.홍성.보령등 3개지역을 밤늦게까지 순방했다.

그것도 면단위까지 찾는 밀착방문이었다.

그는 7일에는 충북지역을 찾았다.

일련의 발걸음에서는 충청권의 지지기반을 지켜야 한다는 절박감을 읽을 수 있다.

金총재측은 다자 (多者) 대결구도에서는 고정표를 가진 후보가 유리한 것이 아니냐고 반문한다.

각당이 이처럼 부지런히 유권자와 이익단체 접촉에 나서는 이유는 대선의 양상이 달라질 것이라는 예상 때문이다.

조직과 자금의 비중이 크게 낮아지고 이 공백을 후보나 정당이 몸으로 때워야 한다는 판단을 하고 있는 것이다.

선관위관계자는 "정당활동의 차원이니 별문제가 없다" 면서 "후보야 고달프겠지만 유권자로서는 기분 좋은 일" 이라고 말했다.

김교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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