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전 미국인 교수와 국제결혼 탤런트 이미영 끝내 파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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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중앙지난 2003년 미국인 킷 존스턴 교수와 재혼했던 탤런트 이미영이 끝내 파경을 맞았다. 이미영은 이혼 사실에 대해 함구하는 가운데, 전남편 킷 존스턴 교수로부터 이혼과 관련한 그동안의 얘기들을 직접 들었다.

취재_윤혜진 기자 사진_조병각(studio lamp), 중앙m&b 자료실

지난 2003년 미국인 교수와 결혼식을 올린 탤런트 이미영. 이미영의 친한 친구의 소개로 만 난 두 사람은 5년간 열애 끝에 결혼에 골인했다. 당시 남편 킷 존스턴은 서울 용산의 메릴랜드대학 분교에서 음악과 컴퓨터를 전공하는 교수로 재직 중이었다. 두 사람은 결혼 후 못 말릴 정도로 ‘닭살 애정’을 과시했고 간간이 토크쇼에 나와 부부가 사는 모습을 공개했다. 그러나 연예계 소문난 잉꼬부부였던 두 사람 은 어느 때부터인가 함께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 때문에 오래 전부터 방송가에서는 부 부의 사이가 좋지 않다는 불화설이 들려오기 시작했다. 그러던 지난 1월 초, 그녀를 잘 아 는 지인으로부터“이미영이 몇 해 전 남편과 헤어졌고, 지금은 두 딸과 함께 지내고 있다” 는 얘기를 전해 들었다.

킷 존스턴 교수로부터 온 이메일 “직접 만나 얘기하고 싶다”

사실 확인을 위해 이미영이 살고 있는 경기도 인근의 아파트를 찾았다. 아파트 이웃들은 그 녀의 외국인 남편을 한 번도 본 적이 없다고 얘기했다. 그녀는 지난해 종영한 SBS TV 드라마‘조강지처클럽’이후 별다른 방송 스케줄 없이 휴식 중이었다. 기자와의 전화 통화 에서 그녀는 이혼 사실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노코멘트’로 일관했다. 킷 존스턴 교수에게 도 사실 확인을 위해 이혼 여부를 묻고 정식으로 인터뷰를 요청하는 이메일을 보냈다.

그 로부터 이틀 후 킷 존스턴 교수에게서 답장이 왔다. A4 용지 2장에 이르는 장문의 내용이었다. 이메일은“나는 지난 4년간 우리 두 사람 사이에 대해 잘못 알려진 정보를 바로잡고 싶었다”는 문장으로 시작됐다. 그는 4년 전 이미영과 헤어져 홀로 지내는 자신의 요즘 생활과 결혼 생활이 파경에 이르기까지 아픔을 상세하게 털어놓았다. 특히 그는“그녀와의 이별은 나에게 큰 충격이지만 사실이 맞다”라 고 밝히며 두 사람의 이혼이 사실임을 밝혔다. 기자는 메일을 받은 다음 날 서울 옥수동 에 위치한 그의 오피스텔에서 그를 만났다.

그를 처음 봤을 때 쉰이 넘는 나이에 청바지를 입고 귀고리를 한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그는 손수 커피를 내오며 일이 있어 대구로 내려가려던 참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여전히 메릴랜드대학 분교의 교수로 재직 중이다. 또한 용산, 평택, 대구 등의 미군부대를 돌며 미군에 게 작곡을 가르치고 있다. 이번 학기는 대구에 위치한 왜관 부대로 내려간다고 한다.

“그동안은 그녀를 보호하기 위해 조용히 지냈어요. 헤어진 사실을 비밀로 해달라는 그녀의 요청도 있었고요. 하지만 당신의 이메일을 받고 고민 끝에 제 마음의 짐을 덜어놓기로 결심 했습니다. 사람들이 그녀의 안부를 물을 때마 다 정말 힘들었거든요. 속 시원히 털어놓으면 조금 편안해질지도 모르겠네요.”

그는 하고 싶은 말이 많은 듯 계속 말을 이어갔다. 그가 들려준 이야기는 그동안 두 사람에 대해 알려진 것과 전혀 달랐다. 두 사람은 이미 4년 전인 2005년 9월에 헤어진 상태였다. 그는 2005년부터 이미영의 일산 아파트에서 나와 지금의 오피스텔에서 혼자 지내고 있다.

그러나 엄밀히 말하면 두 사람의 결별은‘이혼’이 아니었다. 결혼식을 올린 후 두 사람은 헤어지기 전까지 혼인 신고를 하지 않았다. “그녀는 혼인 신고를 원치 않았어요. 그리고 그녀가 2004년부터 우리의 관계를 끝내자고 했는데 왜 헤어지고 싶은지는 설명해 주지 않았어요. 저는 아직도 우리가 왜 헤어졌는지 정확한 이유를 모르겠어요.”

존스턴 교수의 말에 따르면 그동안의 결혼 생활은 그리 순탄치 않았다고 한다. 같은 나라에 서 태어나 자라도 성장 환경이 달라 갈등하는 부부가 많은데 문화적 차이를 지닌 두 사람이 한곳을 바라보며 평생을 살아가는 데는 어려움이 더 많았으리라.

게다가 부부는 결혼 8개월 만에 생긴 아이를 유산하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 그는 이야기를 하며 표정이 어두워졌다. “그녀가 몹시 힘들어했다”고만 말한 뒤 구체적인 얘기는 피 했다.

두 사람의 결혼 생활이 삐걱거린 것은 부부가 아이를 잃기 한 달 전인 2004년 4월부터다. 신혼을 즐기던 두 사람의 결혼 생활에 큰 변화 가 생긴 것. 이미영은 그에게 첫 번째 결혼에 서 낳은 두 딸과 함께 살자고 했다.

네 식구가 한 집에 모여살기 시작했을 때, 고1, 고2 한창 사춘기인 두 딸과 외국인 새 아빠 사 이에는 보이지 않는 담이 존재했다. 결혼한 지 9개월, 신혼집에는 웃음꽃이 피어야 했지만 집안 분위기는 썰렁했다. 두 딸과 함께 살면서 부부는 두 사람 사이에 존재하는 문화적 차이를 확실히 깨달았다.

“어느 날 그녀가 딸과 함께 살아야 할 것 같다 고 말했어요. 몹시 놀랐죠. 하지만 제 딸처럼 생각하며 잘 지내려고 노력했어요. 첫째 보람 이와는 그나마 교류가 있었는데 보람이보다 한 살 어린 우람이와는 아예 대화가 없었어요. 아무래도 저를 낯설어하는 듯했어요.”

이 부분에 대해 이미영 역시 지난해 2월 본지 와의 인터뷰에서 어려움을 토로한 적이 있었다. 인터뷰 당시 그녀는“남편은 내가 아이들 을 너무 치마폭에 감싸고 돈다며 이해하지 못 했어요. 문화의 차이인 것 같아요”라며“이런 문제로 남편과 안 맞기도 하고 말이 안 통하기 도 해요”라고 심경을 드러낸 바 있었다. 두 딸 과의 생활이 부부에게 적지 않은 스트레스가 됐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경제적인 부분도 부부의 골을 깊어지게 한 원 인이었다. 이미영의 두 딸이 함께 살게 된 다 음부터 부부는 전에 비해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었다. 그녀는 수입이 일정하지 않았고 존슨턴 교수의 월급만으로는 갑자기 늘어난 생활비와 두 딸의 학비를 대기에 빠듯했던 것. 그 녀는 아무리 힘들어도 남편에게는 돈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존스턴 교수는 부 부의 경제적 가치관이 달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서울 옥수동 오피스텔에서 만난 킷 존스턴 교수. 그는 기자에게 이혼 사실을 전하는 동안 간간이 괴로운 표정을 지었다.

문화적 차이와 소통의 문제를 끝내 극복하지 못한 것이 파경의 원인

“그녀는 아이들을 위해 생활이 좀 더 풍요로워지길 바랐어요. 본인의 직업이 연예인이다 보니 언제 또 경제적으로 불안해질지 모른다는 입장이었죠. 반면 저는 현재 제가 가진 것 에 만족하는 편이었고요. 우린 서로 추구하는 바가 달랐던 것 같아요.”

경제적 해결책을 찾던 그녀는 서울 압구정동 에 카페를 열었다. 그러나 그녀가 부업을 시 작하면서부터 부부의 관계는 급속도로 냉랭해졌다. 가게를 운영하느라 그녀의 귀가 시간 이 늦어졌고 두 사람 사이에 점점 대화할 시간 이 줄어들었다. 대화가 부족하다 보니 서로에 대한 이해도 부족해졌다. 두 사람은 사소한 문제로 다투는 횟수가 늘었다. 그는 이즈음 이미영이 한동안 우울증에 시달리기도 했다 고 말했다.

함께 더 행복하기 위해 결혼을 한 두 사람. 하 지만 결혼 생활은 시간이 흐를수록 서로에게 아픔만 남길 뿐이었다. 언젠가는 결단을 내려야 했다. 결국 2005년 9월 두 사람은 부부 관계를 정리하기로 합의했다. 킷 존스턴 교수는 시간이 조금 지나면 두 사람의 관계에 약간의 변화가 생기지 않을까 기대를 했다. 그러나 그녀의 한번 닫힌 마음은 열리지 않았다.

“혼자 사니까 담배 피우는 일이 잦아졌어요. 외로워요. 가족과 친구들은 당장 미국으로 돌아오라고 하지만 저는 아직 아내를 사랑합니다. 미영이 이 기사를 보고 어떤 반응을 보일지 모르겠어요. 어쩌면 친구로도 남지 못할 수도 있겠죠. 하지만 제 인생의 방황도 그만 끝내고 싶습니다.”

두 사람이 마지막으로 만난 것은 지난해 가을 이다. 그러나 아직도 이미영은 두 사람의 파경에 대해 함구하고 있다. 최근 기자와의 전 화 통화에서 그녀는“설사 이혼이 사실이라 한들 지금 딸의 활동에 누가 될까 봐 아무것도 말하고 싶지 않다”며 엄마로서 딸부터 감싸 안았다. 그리고 “언제부턴가 내 인생은 고달파졌다. 이 정도는 견딜 만하다. 전혀 힘들지 않다”라는 말도 덧붙였다. 전혀 힘들지 않다 는 그 말은 어쩐지 체념처럼 들렸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입장에서 생각을 하기 마련이다. 이혼에 대한 존스턴 교수의 입장 이 있다면, 그녀에게도 결혼 생활을 계속 이 어나가기 힘들었던 이유가 나름대로 있었을 것이다.

유쾌한 모습이 참 많이 닮았던 두 사람이었기 에 그들의 파경 소식은 더욱 안타깝다. 차가 운 겨울을 보내고 있는 두 사람에게 하루빨리 따뜻한 봄이 찾아오기를 바란다.

여성중앙 취재_윤혜진 기자 사진_조병각(studio lamp), 중앙m&b 자료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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