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책읽기] 왜 옆사람에게 힐끔거리나 그와 다른 뭔가를 내놔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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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유니크
아냐 푀르스터· 페터 크로이츠 지음, 안성철 옮김
위즈덤하우스, 296쪽, 1만3800원

‘분노하라. 그리고 남들이 비웃을 과대망상도 주저하지 말아라’.

개인과 기업에 ‘생존의 기술’을 가르치는 경영 컨설턴트의 조언치고는 제법 과격하다. 그런데 이 책을 쓴 저자들은 소신을 갖고 시종일관 이렇게 말한다. 급변하는 비즈니스 환경에서 기업과 개인이 살아남으려면 소심하고, 미온적이고, 조심스러운 태도로는 어림도 없다고, 차라리 과감한 시도와 변화를 택하라고. 그래야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고, 성공할 수 있다고.

이들은 기존 항공사들의 요금 체계와 서비스에 대한 분노가 없었다면 저가 항공사 라이언에어가 생기지 않았을 것이고, 애니타 로딕이 환경에 무관심하고 과도한 가격으로 여성을 우롱하는 회사들에 대해 분개하지 않았다면 바디숍(영국의 화장품회사)도 없었을 것이라고 한다. 저자들은 또 “리더가 업계가 불황이라고 생각한다면 그의 회사는 앞으로 움직이지 않는다”며 극단적인 혁신은 무모해 보이는 목표에서 나온다고 말한다.

이 책은 기업과 개인의 혁신을 위한 핵심 키워드로 ‘유니크’를 꼽았다. 이는 적당히 추구하는 차별화 전략도, 경쟁자들을 곁눈질하면서 추구하는 ‘미투(me-too)’전략도 아니다. 신상품에 이전에 고객들이 경험하지 못했던 가치를 더하는, 나만의 혹은 우리 기업만의 유일하고 특별한 그 무엇을 만들어내란다.

그러려면 기존의 틀에서 벗어나 경계 너머를 볼 줄 아는 ‘수평적 사고(lateral thinking)’가 필요하다. 이를테면 한 제과기업이 자기 사업을 ‘과자 만드는 회사’로 한정해 사고하는 대신 ‘우리는 사람들에게 일상에서 가끔씩 스스로에게 상을 줄 수 있는 가능성을 생산합니다’로 천명하면 눈에 보이지 않던 ‘파이’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책은 고객들에게 제품에 ‘체험’이라는 새로운 가치를 더해 진정한 혁신을 이룬 기업들의 다양한 사례를 생생하게 소개한다. 내용의 절반은 리더십에 관한 이야기다. “기업의 ‘차이’를 만들어내는 것은 리더”라는 얘기다. 저자들은 혁신적인 리더가 되려면 “설문조사 결과에 연연해하지 말고(설문조사는 구닥다리니까), 직원들을 획일화하지 말고, 팀원에게 세세한 것을 지시하는 대신 큰 방향을 제시하고 독려하는 등대지기가 되라”고 조언한다.

 이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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