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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우리 경제·사회의 거품' 대한상의 보고서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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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버는 것은 선진국보다 훨씬 적은데 쓰는 것은 더 헤프다면…' . 대한상공회의소는 14일 '우리 경제.사회의 거품' 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외식.승용차.쓰레기발생등 일상생활에서부터 기업경영.행정.정치의 비효율등 사회 전반에 만연해있는 거품 실태를 분석했다.

보고서는 '우리 경제가 회생하려면 우리 상품의 국제경쟁력이 올라가야겠지만 과소비풍조등 거품 제거가 급선무' 라고 지적했다.

우리가 경제협력개발기구 (OECD)에 가입하는등 선진국 문턱에 접어들었다고 하지만 아직 샴페인을 터뜨리기는 이르며, 선진국일수록 의식이나 관행은 오히려 검소한 점을 타산지석 (他山之石) 으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 생활속의 거품 = 일상생활 속에 거품이 깊게 배 있다.

승용차 연간 평균운행거리를 보면 우리는 2만3천3백㎞, 일본은 1만2천㎞, 미국은 1만4천7백㎞로 우리가 일본보다 승용차를 약 2배 더 몰고 다닌다.

경.소형 승용차 비중은 우리는 4. 5%, 일본은 14.6%, 미국은 7.3%로 일본의 3분의1에 불과하다.

신차 사용기간은 미국 (8.5년) 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4년. 우리는 기름 한방울 나지 않지만 국내총생산 (GDP) 대비 에너지 소비량은 일본의 1천달러당 0.09t에 비해 4.1배나 많은 0.37t에 이른다.

GDP 대비 1인당 연간외식비 비중은 한국 (4.9%) 이 일본 (4%).미국 (3%) 보다 높다.

1천명당 음식점수도 한국이 10.9곳으로 일본의 6.8곳보다 많다.

국민 한 사람이 하루에 배출하는 쓰레기량도 한국 1.3㎏, 일본 1㎏, 영국 0.9㎏으로 우리가 많다.

비디오 대여점은 일본이 1만3천2백곳, 미국은 1만9천4백곳인데 비해 한국은 2만6천곳에 달한다.

땅값 거품은 더 심하다.

전국토의 지가는 한국이 GDP의 5.4배, 일본이 3.9배, 미국이 0.7배로 비교가 안될 정도다.

◇ 기업의 거품 = 제조업의 시간당 임금이 한국은 7.4달러, 대만은 5.8달러. 87~94년 연평균 명목임금상승률은 우리가 15.9%, 대만은 10.6%다.

인력에도 거품이 끼어있다.

종업원중 임원이 차지하는 비율은 한국이 0.1~0.25%, 일본이 0.03%, 미국이 0.05%며 노조전임자 1명당 종업원수는 우리가 1백83명, 일본이 6백명, 미국이 1천3백명이다.

그러나 종업원 1인당 제조업의 생산액은 한국이 11만달러, 일본이 20만달러, 미국이 16만달러로 우리가 생산하는 것은 훨씬 적다.

◇ 정치.행정의 거품 = 국회의원 1인당 인구수는 한국이 15만명, 일본이 24만명, 미국은 43만명으로 우리의 국회의원 수가 훨씬 많다.

인구 1천명당 공무원수는 86년 16.8명에서 95년 30.2명으로 두배 가량 늘었고 공무원중 서기관이상 고위직의 비율은 86년 0.2%였으나 95년에는 1.3%로 6배이상 늘었다.

◇ 해소방안 = 대한상의는 불황이 장기화됨에 따라 각 분야에서 구조조정노력을 기울인 결과 최근 들어 거품이 다소 가라앉고 있다고 분석했다.

예컨대 지난 한햇동안 식구 1천명당 공무원수는 86년 16.8명에서 95년 30.2명으로 두배 가량 늘었고 공무원중 서기관이상 고위직의 비율은 86년 0.2%였으나 95년에는 1.3%로 6배이상 늘었다.

◇ 해소방안 = 대한상의는 불황이 장기화됨에 따라 각 분야에서 구조조정노력을 기울인 결과 최근 들어 거품이 다소 가라앉고 있다고 분석했다.

예컨대 지난 한햇동안 식료품비 증가율이 13.4%에서 7.4%로, 교양오락비 증가율이 10.2%에서 3.2%로 줄었다.

상의는 그러나 "아직 거품빼기는 크게 미흡한 단계며 장기적으로 이런 추세가 정착될 것인지도 불투명하다" 는 진단이다.

상의는 "거품이 관행.제도.의식등의 복합적인 요인에 의해 수십년간 누적돼왔기 때문에 하루아침에 걷어내기는 힘들다" 며 "정부.기업.국민등 각 부문의 지속적인 노력밖에는 해결책이 없다" 고 말했다.

신성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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