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 대표 아들 병역시비 새 진단서 공개로 의혹 재촉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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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꺼질 듯하던 이회창 (李會昌) 신한국당대표 아들의 병역면제 시비가 다시 도마에 올랐다.

李대표의 장남 정연 (正淵.34.대외경제정책연구원) 씨가 신장 1백79㎝, 체중 45㎏으로 병역면제를 받기 8개월전의 체중이 50㎏이었던 사실이 14일 한겨레신문 보도로 밝혀진 때문이다.

한겨레신문이 입수한 서울대병원의 의무기록지에 따르면 90년6월18일 정연씨가 서울대병원 내과에서 진료를 받은 결과 당시 키 1백80㎝에 체중 50㎏인 사실이 확인됐다.

이 의무기록지는 이와함께 전문의학용어로 '과거 질병을 앓은 적이 없고 소화불량이나 상복부 통증도 없다' 고 기록했다.

의무기록지에는 특히 '비정상적인 체중감소를 가져 올 수 있는 원인질환에 대한 검사를 요한다' 는 내용의 '병사진단서' 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의무기록지에서도 드러났듯 정연씨의 알려진 체중이 계속 들쭉날쭉한 점은 병역면제 의혹을 확산시켜 온 주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고교시절 52.9㎏에서 54.6㎏의 추정 체중을 보였던 정연씨는 83년3월 첫 신검때 55㎏을 기록했다.

87년 대학원 입학때는 50㎏으로 줄었다고 본인이 모신문 인터뷰에서 밝힌 바 있다.

정연씨는 또 "미국유학시절 고생을 해 90년12월 나이가 차서 (유학생 병역연기 만기 연령) 들어왔을 때는 45㎏정도였다" 고 밝혔다.

물론 91년2월11일 최종 병역면제 결과도 45㎏이었다.

그러나 이날 의무기록지 노출로 90년6월까지는 정연씨가 50㎏을 유지해 온 사실이 밝혀져 짧게는 6개월 (귀국까지) , 길게는 8개월 (2차신검까지) 동안 5㎏의 체중감량이 분명하다는 야권의 의혹제기를 촉발시킨 것이다.

정연씨는 96년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의 정기신체검사 (서울서초동 J클리닉) 때는 57.0㎏을, 97년6월의 직장신검때는 58.0㎏을 기록한 것으로 확인됐다.

李대표측은 병역파문이 터졌을 당시 정연씨가 53~54㎏ 내외라고 했고 정연씨는 "당시 옷을 입고 체중을 재 그렇게 나온 것" 이라고 주장했다.

지난달 30일 모신문사의 인터뷰 당시 옷을 벗고 체중계에 올라간 정연씨의 체중은 53.8㎏. 당시 정연씨는 "여지껏 몸무게가 55㎏을 넘은 적이 없다" 고 주장했다.

가장 근자의 체중인 셈이다.

한편 정연씨의 건강진단을 했던 서울대병원 김정룡 (金丁龍) 박사는 "그때 정연씨가 몸이 마르는데 병 때문인지 아닌지를 검사받으러 와 검사한 결과 체중미달 (underweight) 이나 영양실조 (undernutrition) 는 아닌 상태여서 군대에 가 다시 정확한 검사를 받으라고 얘기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고 밝혔다.

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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