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추기경, 생활 보조금 남 돕는 데 써 남은 재산 거의 없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2면

“추기경님의 재산은 남은 게 거의 없습니다.”

김수환 추기경 장례위원회 홍보 담당인 허영엽 신부는 18일 “추기경께선 평소 도움을 요청하신 분들을 돕기 위해 보조금을 쓰신 것으로 안다”며 이같이 밝혔다. 허 신부는 “추기경님은 다른 신부들과 똑같이 은퇴 생활 보조금으로 월 250만원씩 받았다”며 “잔고가 1000만원에도 훨씬 못 미치는데 선물로 산 묵주 등에 지불하고 나면 모자랄 수도 있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다음은 허 신부와의 일문일답.

-추기경 얼굴은 언제까지 공개하나.

“19일 오후 5시 입관식 직전까지 공개한다.”

-장지까지 가는 경로는.

“명동성당을 출발해 경부고속도로로 진입한 다음 양재 인터체인지, 수원 톨게이트를 지나 태광컨트리클럽, 죽전로터리, 오산리 입구를 거쳐 행사장에 간다. 장례미사가 낮 12시쯤 끝날 것 같은데 미사가 끝난 뒤 장지까지 대략 30분에서 1시간 정도 걸릴 것 같다.”

-장지에서의 절차는.

“무덤 축복, 하관, 성수 뿌리기 등 일반적인 신부들의 장례 절차와 비슷하다.”

-추기경의 각막 기증으로 사랑 나누기 캠페인이 벌어지고 있는데.

“각막 상태가 양호해 2명에게 이식된 것으로 안다. 이런 (장기 기증) 운동이 활발히 전개되길 바란다.”

-정부가 기념관 을 추진한다는데.

“아직 심각하게 생각하지 못했다. 다만 기념관을 건립하는 것은 추기경님의 유지와는 맞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

-관에 부장품은 들어가나.

“가톨릭 전통대로 부장품 없이 입관한다. 삼나무로 된 관을 준비했다.”

-삼나무로 관을 제작한 이유는.

“평범하기 때문이다. 추기경께선 관도 소박한 것으로 해달라고 부탁하셨다. 다만 일반 관보다 30cm 정도 더 길다. 보통 신부들의 관은 2m인데 김 추기경의 관은 230㎝ 정도다. 미트라(Mitra·추기경의 품의를 상징하는 모자)를 쓰기 때문이다. 추기경의 문장도 관 뚜껑에 새겨져 있다.”

-추기경님의 묘소는 어떤 형태인가.

“다른 신부님의 묘소와 거의 같다. 김 추기경의 시신은 노기남 대주교 옆 자리에 안치된다.”

-장례 절차는.

“19일 오후 4시10분부터 5시까지 시신을 염한다. 비공개로 진행된다. 5시부터 정진석 추기경 주재로 입관 예절을 한다. (장례 미사) 당일 조문은 없고, 목요일 밤 12시까지 일반인 조문을 끝내기로 했다.”

-외교 사절은 누가 오나.

“추기경께서 평소에도 간소하게 (장례를) 진행하라고 여러 차례 말씀하셨다. 교황도 충분히 이해하시고 대표 사절을 보내시기로 했다. 다른 지역에도 (방문이 어려우니) 기도해 달라고 부탁했다. 다만 일본 도쿄나 오사카쪽 교구장들은 오시는 걸로 안다.”

정강현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