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四象체질에 따른 음식섭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7면

'이제마 (李濟馬) 선생의 여름나기' . 자신의 사상체질을 알면 푹푹 찌는 한여름도 지혜롭게 극복할 수 있다.

지난 초복, 몸보신을 한답시고 보신탕을 먹었던 H씨 (35) .저녁무렵부터 배가 살살 아프더니 급기야는 밤새도록 화장실을 들락거리며 설사를 했다.

그다지 과식하지도 않았고, 식사를 함께 한 동료들이 멀쩡한 것을 보면 식중독은 더더욱 아니었다.

'이유없는 설사' 의 주범은 그의 타고난 체질이었다.

소양인인 그의 체질적 특성은 비대신소 (脾大腎小) .이를 풀어보면 배꼽이상 (상.중초) 의 소화기계에 열이 많은 반면 생식기계 (하초)가 허약하다.

따라서 그에게 몸의 열을 돋우는 온열성 음식은 금물. 문제는 개고기뿐 아니라 양념으로 들어가는 들깨.고추가루.겨자등이 모두 따뜻한 성질의 음식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열성음식은 가뜩이나 끓어오르는 소화기계에 불을 더 지펴주는 결과를 초래, 몸이 이를 거부했다는 것이 한의학적인 설명이다.

1백년전 이제마선생이 창안한 사상의학은 사람의 체질을 4가지로 분류,치료와 건강관리의 지표로 삼은 전통의학 이론. 한국한의학연구소 조황성 (趙晃晟) 박사는 "사람마다 체질이 다르기 때문에 같은 환경에서도 생리적 반응이 서로 다르다" 며 "체질에 따라 섭생과 운동법을 처방하는 것이 이제마식 여름나기의 지혜" 라고 설명한다.

먼저 인구의 40~50%를 차지하는 태음인. 이들은 골격이 튼실하고 체격이 큰 사람이 많지만 비만이 특징이다.

땀이 많아 겨울에 식사를 할 때도 땀을 흘리지만 이러한 현상이 오히려 건강한 상태를 보여준다.

간대폐소 (肝大肺小) 한 특징때문에 지방축적이 잘돼 지방간과 비만이 많다.

따라서 여름에도 땀을 흘리는 이열치열식 운동이 권장된다.

음식은 단백질이 풍부한 쇠고기나 콩류, 그리고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요령. 땀이 많아 피부습진.땀띠 등을 예방하도록 샤워를 자주 해준다.

인구의 30%를 차지하는 소음인들은 신대비소 (腎大脾小) 한 체질로 몸의 선이 가늘고 생식.배설기관은 튼튼하지만 위장.비장 등 소화기계가 약하다.

따라서 여름철 냉성식품이나 찬 음료를 먹으면 배탈이 나기 쉽다.

보신탕이나 삼계탕.인삼과 같은 열성식품이 어울린다.

따라서 생선회나 돼지고기.맥주 등 냉성음식은 피하는 것이 좋다.

땀을 많이 흘리면 진액이 빠져나가 기허에 의한 어지럼증.무기력증이 나타나므로 과격한 운동보다는 가벼운 산책이 권장된다.

잠을 잘 때도 배를 내놓지 말아야 하며 샤워도 미지근한 물이 건강에 바람직하다.

소양인도 소음인과 같은 비율로 많은 체질. 체형을 보면 가슴은 넓고 발달한 반면 하체가 다소 부실하다.

앞서 예를 든 사람처럼 심폐.비위에 열이 많아 서늘한 성질의 식품이 좋다.

여름과일.냉면은 물론 보리 미싯가루.결명자.구기자차가 적당. 더위에 빨리 지치는 체질이므로 야외운동보다는 수영과 같은 물놀이가 제격이며 장거리 여행때도 자주 휴식을 취해야 한다.

경희대한의대 고병희 (高炳熙) 교수는 "소양인은 항상 일을 벌이고 마무리를 못하는 열정파로 기분에 좌우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일을 벌이지 말고 차분한 마음가짐으로 여름을 날 것" 을 권했다.

태양인은 인구의 0.3%밖에 안되는 드문 체질. 상체가 발달하고 목덜미가 굵으며 머리가 큰 신체적 특징을 지닌다.

폐대간소 (肺大肝小) 한 체질때문에 땀이 많지 않으며 허리가 약해 몸을 많이 쓰는 운동은 피하는게 좋다.

냉성식품과 신맛나는 과일이 제격. 高교수는 "체질은 인체 장부 (臟腑) 기능의 강약을 나타내는 것이므로 조화와 균형이 관건" 이라며 "음식을 골고루 섭취한다는 것을 기본으로 자신에게 불리한 음식과 활동은 삼가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고 말했다.

고종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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