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수학 문제집 고른다고요? 실력에 맞는 한두 권 골라 집중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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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 문제집을 선택할 때는 자신의 수학 실력과 성향에 맞춰 골라야 성적 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최명헌 기자]

‘수학 좀 한다’는 학생들의 공부 비결을 물으면 백이면 백 ‘문제 풀기’라고 답한다. 수학 공부에서 문제집의 역할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수많은 문제집 중에서 내게 꼭 맞는 문제집은 어떻게 선택할까. 『수학의 神 엄마가 만든다』의 저자 임미성씨는 “같은 수준에서 한두 권, 상위 수준에서 한 권 정도를 선택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자신의 성향도 고려해야 한다. 임씨는 아들 김용균씨의 수학 코칭 매니저. 김씨가 대통령 과학장학생으로 서울대 수리과학학부에 합격하는 데 큰 공을 세운 주인공이다.

임씨는 “고등학교 때는 수학 점수를 끌어올리기가 쉽지 않아 중학교 때 기초를 다져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에게 중학교 수학 문제집을 고르는 방법에 대해 들어봤다.

문제집 선택 기준

초등학교와 달리 중학교에 올라가면 학교마다 수학 교과서의 출판사가 다르다. 임씨는 “자습서는 꼭 구입할 필요는 없지만 구입한다면 교과서와 같은 출판사의 것을 택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단 문제집은 학생의 수학 수준과 취향에 따라 스스로 선택하는 게 좋다. “문제집은 자기가 풀고 싶다는 마음이 드는 게 때론 내용보다 중요할 수 있다”고 임씨는 설명한다.

문제집을 선택할 때는 두세 권을 한꺼번에 사는 편이 낫다. 예습에 대비해 개념서와 문제은행식 문제집을 고른다. 중간·기말고사 등 학교 시험 때는 기출문제집이나 내신대비용 문제집을 선택하는 게 바람직하다.

임씨는 “요즘 서술형 문제가 많이 출제돼 그에 대비한 문제집을 선택할 것”을 권했다. 그는 “무조건 문제를 많이 푸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 필요한 문제집을 선택해 자신에게 부족한 부분에 해당하는 문제를 여러 번 풀어 보는 게 좋다”고 설명했다.

수준별 문제집 선택

상위권이라면 심화 문제집과 최상위권을 위한 문제집, 선행학습용 기본개념 문제집 등을 선택한다. 다음 학년의 중간 난이도 문제집으로 선행학습을 하는 것도 좋다. 무조건 많이 푸는 것보다 난도가 높은 문제를 푸는 것이 중요하다. 경시대회나 올림피아드 대비 문제집을 한 권 정도 풀어보는 것도 지혜다. 임씨는 “일반 문제집에서는 접하기 힘든 수준 높은 문제를 풀다 보면 사고력을 기르는 동시에 자칫 생길 수 있는 자만심이 없어진다. 또 교과서 위주의 문제들이 훨씬 쉽게 느껴지기도 한다”고 말했다.

중간 수준이라면 해당 학년의 심화문제집 한 권과 유형별 문제집 한 권을 푼다. “자기 학년의 개념서가 끝났다면 심화학습과 선행학습을 위해 다음 학년의 개념서를 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게 임씨의 충고다. 수학 실력이 부족한 학생은 해당 학년의 난이도가 낮은 기본개념 문제집 두 권과 유형별이나 문제은행식 문제집 한 권 등 세 권을 푼다. 새로운 문제를 푸는 것보다 틀린 문제를 다시 풀어 자기 것으로 만드는 과정이 중요하다.

경시대회나 올림피아드를 준비한다면 대비 문제집이 필요하다. 최고 수준의 어려운 문제를 많이 다루어 보게 한다. 그는 “진도는 이해할 수 있는 단계까지, 학년에 상관없이 2~3년씩 선행해도 큰 무리가 없다”고 말했다.

성향별 문제집 선택

자신의 성향을 고려해 문제집을 골라야 한다. 끈기가 부족하고 집중력이 약한 학생은 부피가 얇은 책으로 두 권을 푸는 것이 낫다. 풀다가 지쳐 다 끝내지 못하는 경우 심리적으로 부담을 느끼기 때문이다. 집중력이 강하다면 이것 저것 문제집을 바꿔 흐름을 깨는 것보다 꾸준하게 한 문제집을 푸는 것이 좋다는 게 임씨의 얘기다. 이해력이 부족한 아이는 한 단원씩 철저하게 공부해야 한다. 학교 진도에 맞춰 문제를 풀고, 다른 문제집으로 다시 그 단원의 문제를 푼다. 한 단원에 대해 두세 권의 문제집을 푸는 것이다.

다 푼 문제집은 버리지 말고 교과서와 함께 1~2년 정도 모아두는 것이 좋다. 교과 과정이 계속 이어지기 때문이다. 임씨는 특히 “수학 실력이 조금 뒤처진다 싶은 학생이라면 바로 전 학년 교과서나 문제집을 다시 한 번 보라”고 조언했다. 전 학년에서 배운 개념을 읽어서 개념을 이해하고 용어를 외우면 새로 들어가는 단원을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그는 “문제집을 모아두면 심리적으로도 도움이 된다”며 “‘내가 이렇게 많은 문제집을 풀었어! 그동안 공부 많이 했구나’하며 만족감과 자신감을 갖게 된다”고 말했다.

글=박정현·이지은 기자
사진=최명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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