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 알고 마시자]上.병예방 효능설은 '레드'만 해당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8면

최근 와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분위기 있는 외식자리에서, 또는 선물용으로도 와인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아무리 좋은 와인도 문화적 이해를 바탕으로 음미하지 않으면 안된다지만 특별한 애호가가 아닌 이상 무의미한 얘기일 뿐. 일반인들도 쉽게 좋은 와인을 구별할 수 있는 요령과 음미법을 와인전문가 이석기 (李晳基) 씨로부터 3회에 걸쳐 들어본다.

와인이 건강에 좋다는 연구발표가 잇따르면서 우리나라에서도 와인이 선물용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식사의 반주 정도로 마시는 2~3잔의 와인은 심장병 예방에 효과가 있으며 피부암이나 치매발병률을 낮춘다는 것. 그러나 여기서 말하는 와인이란 코르크마개에 오크통에서 제대로 숙성.발효시킨 레드와인을 말한다.

요즘엔 인위적으로 달게 만들어 알루미늄 혹은 플라스틱 병마개를 한 저급와인이 시중에 함께 유통되고 있는데 이는 앞에서 말한 의학적 효과와 무관하다고 봐야 한다.

그럼 좋은 와인이란 어떤 것일까?

사실 외형으로 와인을 좋다 나쁘다 판단하는 일은 삼가해야지만 상표나 겉모습으로 일반인들도 기본적인 구별은 할 수 있다.

우선 프랑스 보르도와인을 보자. 일반적으로 'A.O.C.' 라고 불리는 원산지 통제명칭 외에 상표에▶지명▶소유자▶샤토 (포도원) 이름이 표시된 것이 있다.

지명의 경우 우리나라 막걸리도 일반적인 '경기도산' 보다는 '포천' 이나 '일동' '이동' 등의 구체적인 지명이 들어가는 것을 상급 (上級) 으로 치듯 보르도만 표시된 것보다 '매독' 이나 '포약' '마고' 등 구체적 지명이 들어간 것이 좋다.

제일 좋은 것은 '샤토 ' 라고 표시된 와인. 병모양은 목이 짧고 어깨가 있어 맥주병 같은 형태인데 ▶같은 양이라도 병 바닥이 오목하게 파여있어 병의 키가 큰 것 ▶상표의 재질이 좋고 인쇄가 잘된 것 ▶환경문제 때문에 납대신 주석.알루미늄등을 사용하게 한 92년도산 이전의 것은 코르크뚜껑 덮개 재질이 납이나 주석인 것 ▶코르크 재질이 좋고 길이가 긴 것이 좋다.

한가지 품종의 포도로만 만드는 프랑스 부르고뉴 (버건디) 지방의 와인은 세등급으로 ▶지역을 상표에 표시하는 빌라주와인 ▶지역과 포도밭 이름을 표시하는 프리미에크루 ▶포도밭 이름만 표시하는 최고급의 그랑크루가 있다.

부르고뉴와인의 병모양은 볼링핀같이 몸통이 굵고 어깨가 완만한 전통적인 모양으로, 몸통이 유난히 굵고 병이 큰 것이 좋은 와인이다.

이탈리아산이나 미국산 와인은 보르도와인처럼 여러 품종을 섞어 만드는데 겉모습은 보르도와인과 비슷한 방법으로 구분한다.

미국산의 경우 어깨가 역삼각형으로 벌어진 것이 있는데 이것은 대부분 좋은 와인이며 상표에 '리저브' 또는 '매리테이지' 라고 표시된 것들도 권할 만한 것이다.

이석기〈와인애호가모임 '늘푸른회' 회장.㈜테트라 엔지니어링 대표이사〉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