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계 '夏鬪' 뜨거워진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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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 14일 오후 서울 상봉동 정오교통에서 열린 민주택시연맹 파업 출정식에 참가한 노조원들이 도로에 택시를 줄지어 세워두고 있다. [오종택 기자]

노동계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병원 파업이 닷새째 계속되는 가운데 민주노총 산하 민주택시연맹과 금속노조가 16일 파업에 가세할 예정이다. 자동차 노조도 쟁의절차를 밟는 등 노동계의 하투(夏鬪)가 이번 주부터 본격화할 전망이다.

특히 병원 파업이 장기화할 경우 다른 산별 파업까지 겹쳐 올 하투가 노동계의 연대투쟁 양상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그러나 노동부 관계자는 "시기가 몰렸을 뿐 민주노총도 연대투쟁을 기획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주부터 파업 잇따라=민주택시연맹(조합원 2만여명)이 이날 총파업에 들어간다. 연맹은 ▶1인당 월 50만원의 택시기사 고용안정기금 조성▶건교부의 택시총량제 등 택시제도 개선안 전면 수정을 요구하고 있다. 또 택시요금 부가세 경감액이 전액 택시 노동자에게 지급되도록 제도를 고쳐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재정경제부가 "부가세를 일단 내고 나중에 예산으로 택시기사 복지를 지원하자"고 주장하는 등 관계부처 간의 의견이 맞서 단기간에 제도 개선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금속노조도 16일 4시간 동안 경고파업을 하기로 했다. 금속노조는 전임자 축소 등 사측이 새로 제시한 요구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어서 6월 말 전면파업에 들어갈 가능성이 크다.

자동차 업계도 쟁의발생을 결의하는 등 파업 수순을 밟고 있다.

현대차 노조는 14일 대의원대회를 열어 쟁의발생을 결의하고 이르면 21일 파업 찬반투표를 한다. 기아차 노조도 25일께 파업 찬반투표를 할 방침이다. 현대차의 경우 ▶기본급 대비 10.48% 인상▶순이익 30% 성과급 지급▶순이익의 5% 사회공헌기금 출연▶비정규직 임금을 정규직의 80%(현재 67%) 수준으로 인상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회사 측은 "극심한 내수 침체로 임금 인상을 자제해야 하고, 사회공헌기금 조성 등은 협상 대상이 아니다"고 밝혔다.

◇병원 파업 장기화=보건의료노조는 5개 병원에서 진행 중인 병원 로비 농성을 14일 오후 2시부터 철수하기로 결정하고 병원 측에 5대 요구 사안의 일괄타결을 제안했다. 그러나 노조는 15일 오후 6시까지 사측이 타결 노력을 보이지 않을 경우 병원 로비 농성을 다시 확대하기로 했다.

병원 노사는 이날 오후 10시부터 다시 실무협상을 하고 주 40시간제 실시 방법 등을 놓고 공방을 벌였다. 노동부는 노사가 허용할 경우 노민기 노사정책국장이 교섭을 직접 참관, 적극적인 조정에 나설 방침이었으나 이날 교섭에는 참여하지 못했다.

정철근 기자
사진=오종택 기자<jongta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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