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無분규 원년' 기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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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노사분규의 메카' 울산지역이 올해는 핵심 사업장들의 임금및 단체협상 무분규 타결로 민주노조 출범 10년만에 '노사 무분규 원년' 을 기록할 전망이다.

31일 울산지방노동사무소에 따르면 관내 1백인이상 사업장 1백18개중 지금까지 임.단협을 타결한 사업장은 모두 61개사로 해마다 장기간 협상하며 부분파업이나 장기파업등 분규를 겪은데 반해 올해는 분규사업장이 한 곳도 없다.

여기에는 경기침체에 따른 경영위기와 고용불안에 따른 근로자들의 위기감이 팽배한데다 최근의 대기업 부도파문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그룹 노조총연맹 (의장 鄭甲得) 의 핵심 사업장인 현대자동차는 노조가 창립된 87년부터 매년 대규모 파업으로 88년 직장폐쇄, 93년 공권력 동원과 노동부의 긴급조정권 발효등의 악몽을 겪다가 94년 무분규 타결을 이룬이래 올해로 4년째 무분규 타결했다.

현대중공업은 87년 노조를 창립하면서부터 매년 파업등 분규가 일어 89년에는 전국 최장기록인 1백20일간의 파업, 90년은 골리앗투쟁등으로 심한 몸살을 앓아 왔지만 지난달 25일 무분규 타결로 노동쟁의조정신청조차 없이 노사협상을 마무리하는 새로운 기록을 세웠다.

이밖에 지난해 이 지역에서 가장 길게 파업했던 태광산업도 올해는 파업일로 예고됐던 지난달 28일 극적 타결을 봤고 파업 하루전 막판협상을 벌인 울산대병원도 28일 무분규 타결했다.

이같은 분위기는 앞으로 현대강관과 현대종합목재등 현총련의 나머지 사업장과 8월이후로 임.단협이 계획된 석유화학공단등에도 큰 영향을 미쳐 올해 울산지역 노동계는 민주노조 출범이후 10년만에 처음으로 분규없는 노사협상의 원년을 이룩할 것으로 보인다.

울산 = 황선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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