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책]두얼굴의 유럽문명 - 강웅천 著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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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그리스 문화로 대변되는 헬레니즘과 기독교로 상징되는 헤브라이즘을 축으로 형성된 유럽문명을 서양 고전을 통해 훑은 교양서. 그리스신화부터 프랑스혁명까지 파란만장한 서양사를 요령있게 정리했다.

특징은 저자가 직접 과거 상황으로 '가상여행' 을 떠난다는 점. 고전의 다이제스트가 아닌 고전 속의 주인공과 저자가 대화를 나누면서 각 책들이 생겨난 배경과 내용 그리고 현재적 의미등을 알기 쉽게 풀어놓고 있다.

신들에게서 불을 훔쳐 인간한테 전해준 대가로 영원한 고통에 빠진 프로메테우스부터 근대 시민사회의 틀을 만든 루소의 '에밀' 까지 모두 16종의 책을 통해 서양문명의 뿌리와 흐름을 개괄한다.

마지막 부분에서 문명이 인류에 끼친 공과를 놓고 프로메테우스와 에밀이 벌이는 논쟁은 문명의 향배에 대해 씨름하는 현재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점이 많다.

'쿠오 바디스' '고백' 에선 신과 인간의 조우를, '신곡' '데카메론' 에선 르네상스 시대의 부푼 희망을, '돈키호테' '햄릿' 에선 새로운 세계에 대한 고민을, '실락원' '페드르' 에선 절대왕정을 둘러싼 충돌등을 각각 살피고 있다.

〈사계절.3백2쪽.7천5백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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