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한방] 엉치가 아픈 골반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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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크는 아닌데 늘 엉치가 아프다고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다. 엉치는 꼬리뼈 위에 있는 삼각형 모양의 천골까지를 포함한다. 환자들은 일어날 때 흔히 '아이고 허리야!'하며 엉덩이에 손을 가져간다. 이른바 골반통이다.

임산부에게 흔한 골반통을 보자. 임산부가 해산 후 오래 누워 있으면 천골 부위가 시큰거리고 아프다. 이는 골반이 벌어지고 인대와 근육이 이완돼 있기 때문이다.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회복 후 이런 증상은 저절로 없어진다. 하지만 오랜 세월이 지나도 엉치가 계속 뻐근하게 아픈 사람들이 있다. 고관절 부위까지 시큰거리고 아프다. 대부분 산후 조리를 잘못해 골반 주위 인대와 근육이 손상된 상태로 산후풍의 한 증상이다.

미혼 여성 또는 중년 이후 주부에게 나타나는 골반통의 원인도 척추 관절과 인대가 약해진 까닭이다. 오랜 시간 앉아서 일하면 골반에 미치는 체중 부담이 커지고 혈액순환이 잘 안 된다. 이런 사람이 갑자기 일어나 걷거나 물건을 들려고 하면 엉치가 시큰거리고 뻐근하게 아파온다. 어느 한곳만 아픈 것이 아니고 골반이 여기저기 아프다.

골반통은 남성에게도 흔치 않게 일어난다. 역시 앉아서 일하며 운동이 부족한 내근자들에게 많다. 진단을 해보면 대부분 자세가 반듯하지 못해 골반이 비틀려 있다. 운전할 때도 엉덩이가 앞쪽으로 밀려 있어 불안정하다. 특히 이런 증상을 보이는 사람들은 성에 대한 욕구도 적고, 성기능도 떨어진다고 호소한다. 이는 성신경을 주관하는 천골이 비뚤어져 있기 때문이다.

골반통은 바른 자세를 취해 항상 골반을 반듯하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운동을 통해 골반 근육과 인대를 강화해주고 신장 기운을 북돋워줘야 한다. 신장 기능을 강화하는 약재로 두충.파극.구기자.토사자 등 신기(腎氣)를 강화하는 보음제를 추천한다. 양기석.녹용 등 양기운을 보하는 조양지제(助陽之劑)를 쓰면 묵직하고 시큰거리는 증상이 개선된다.

우리 조상들은 여름에 땀을 많이 흘려 신기가 떨어졌을 때 삼계탕이나 황기닭을 먹었다. 인삼과 황기는 기를 올려주는 대표적인 약재다. 여기에 닭이 기의 상승을 북돋운다. 과거 민간에서는 닭머리 열 개와 마늘 한 주먹, 생강 한개를 넣고, 소주 반병과 함께 물을 붓고 푹 곤 뒤 기름을 제거하고 먹었다.

자생한방병원 신준식 원장(www.jase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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