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핵물질 테러에 쓰이면 북한 체제 종말”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2면

미국의 16개 정보기관을 총괄 조정하는 데니스 블레어 국가정보국장(DNI)은 12일 “북한이 핵기술을 수출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상원 정보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그동안 북한은 이란 등 중동국가들에 탄도미사일과 관련 부품을 팔았고, 시리아의 원자로 건설을 도왔다”며 이같이 밝혔다.

블레어 국장은 “북한은 (2007년) 10·3 합의에서 핵물질과 핵기술, 핵개발 노하우를 이전하지 않겠다는 점을 재확인했지만 핵기술, 또는 (외교적으로) 덜 민감한 장비들을 다른 국가나 단체에 판매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했다. 그는 “핵무기나 핵물질을 팔 가능성은 그보다 낮다”며 “핵물질의 경우 북한의 억지력을 위해 제한적으로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블레어 국장은 “북한이 더 많은 핵무기와 핵물질을 보유하게 되고, 극심한 경제 위기에 직면하면 핵무기나 핵물질을 다른 나라 등에 넘기려는 유혹을 느낄지 모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만일 다른 국가 등이 핵 공격이나 테러공격에 사용한 핵물질이 북한의 것으로 추적될 경우 북한은 체제 종말의 위기에 직면할 정도로 미국과 군사적 대치를 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블레어 국장은 “평양은 핵무기를 전쟁을 위한 것이라기보다 전쟁 억지, 국제적 지위(핵보유국), 또는 강압외교에 필요한 수단으로 보는 것 같다”며 “평양은 아마도 제한된 상황에서의 핵무기 사용만을 고려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평양이 통제력 상실의 위험에 처했다고 인식하지 않는 한 미군이나 미국 본토를 겨냥해 핵무기를 사용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우린 평가한다”고 덧붙였다.

워싱턴=이상일 특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