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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올해 노사분규 사라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9면

'노사분규의 현장' 울산이 올해는 유독 평온하다.

임금인상및 단체협약 체결과 관련한 노사분규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현대자동차는 올해 임단협 타결로 94년 이래 연속 무분규타결 기록을 세웠고 외부의 개입 없는 자율협상 관행을 완전 정착시켰다.

이에 따라 노동계서는 올해 울산지역 현대그룹 전 계열사들의 무분규 타결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이처럼 현대계열사들이 파업없이 대화로 합의안을 이끌어 낸데는 무엇보다 경제 위기에 대한 노조 내.외부의 공감대가 주요인. 재벌그룹들이 속속 부도 회오리에 휩싸이고 감원.명예퇴직 바람이 일고 있는 상황을 무시할 수 없었던 것이다.

현대자동차의 경우 지난 노동법 개정 파업으로 7천억원의 손실을 입었고 조업단축에도 불구, 재고가 적정량의 두배인 7만대에 달한다.

현대중공업도 수주량은 늘었으나 배 값 (船價) 의 하락추세로 채산성이 악화돼 어려움을 겪기는 마찬가지. 이런 상황에서 또다시 파업에 들어가면 경제회생을 바라는 국민적 여망을 저버리게 된다는 사실이 무엇보다 부담이 될 수 밖에 없었다.

여기에다 그동안 계속된 무분규로 노사간 신뢰가 깊이 뿌리 내린 점도 크게 작용했다고 할 수 있다.

집행부는 스스로 농성등 강경투쟁을 자제하면서 회사측의 이야기를 진지하게 듣고 의논하는 보다 성숙된 모습을 보였다.

회사측은 노조 집행부를 최대한 예우하는등 장기적인 안목에서 노사안정의 기틀을 구축하려 애쓴 흔적이 역력했다.

울산지방노동사무소 최관동 (崔寬東) 노사협력과장은 "근로자들의 임금이 오를만큼 오른 상황에서 국가경제와 회사의 어려움이 큰 영향을 미쳤다" 며 무분규 원인을 설명했다.

울산 = 황선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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