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병장 설봉 넋 기리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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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보성군이 애국지사 설봉 김도규(1885~1967년) 선생의 추모비 건립을 막고나서 유족들이 반발하고 있다.

설봉은 1908년 고향인 보성군 조성면 덕산리에서 의병을 일으켜 안규홍 의병부대의 부대장으로 수 많은 전과를 올리고 1909년부터는 의병장으로 활동했다. 이같은 공로로 1990년 건국훈장 애국장이 추서됐다.

보성 향교와 설봉 유족들은 지난해 12월 김도규 선생 추모비 건립 추진위를 구성하고 보성군 득량면 예당리에 추모비를 건립하기로 결정하고, 보성군 측에 협조를 요청했다. 이 지역은 안규홍 의병부대의 전적지로 보성군이 '충의로'로 지정해 놓은 곳이다.

그러나 보성군은 대상지역이 공원 시범지구인 데다 특정인 추모비가 들어설 경우 미관을 헤치고 다른 유족들의 반발을 살 우려가 있다며 반대하고 있다.

추진위는 추모비 규모가 크지 않고 관련 의병장들의 추모비는 이미 다른 곳에 설치돼 추모비 난립 우려가 없다고 주장한다.

유족 대표 김홍래씨는 "보성군의 태도를 보면 애국선열에 대한 존경과 예우를 찾아보기 힘들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보성군 이모 과장은 "안규홍 의병부대 유족들이 함께 뜻을 모을 경우 다른 추모사업을 지원해 주겠다"고 밝혔다.

천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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