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최훈재 홈런砲와 삼성서 얻은 방망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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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8면

갈비뼈 부상으로 선발 출장조차 못하는 최훈재 (해태)가 22일 한화전에서 대타로 출장해 2점홈런을 터뜨렸다.

이는 지난달 27일 LG전을 포함해 자신의 두번째 대타 홈런이었다.

지난달 24일 쌍방울전 수비도중 펜스에 부딪쳐 선발 출장도 힘든 상황에서 홈런을 때려내는 모습은 '진정 프로답다' 는 찬사를 받았다.

이날도 그랬다.

최는 아직 부상에서 완쾌한 상태가 아니다.

그러나 '빛나는 투혼' 말고도 최훈재의 홈런엔 남모르는 비밀이 숨겨져 있다.

최훈재가 들고 나오는 방망이가 흔히 '도깨비 방망이' 로 불리는 삼성의 미즈노 방망이라는 것이다.

삼성은 팀내 미즈노 방망이에 일련번호까지 매기며 방망이의 유출을 막아왔다.

뒤늦게 다른 팀들이 방망이를 구했지만 삼성의 미즈노 방망이엔 성능이 미치지 못한다는 것이 다른 팀 선수들의 반응. 최는 그 방망이를 지난달 18일 잘 아는 삼성 관계자를 통해 얻었다.

'안된다' 는 것을 통사정해 경기가 끝난뒤 아주 은밀히 한자루를 받았다.

단 이적행위라고 생각했음인지 그 삼성 관계자는 최훈재에게 방망이를 주면서 '삼성전에선 그 방망이를 절대 사용하지 말라' 는 단서를 달았다.

앞으로 있을 삼성 - 해태의 경기. 만약 절대절명의 순간에 최훈재가 대타로 나온다면 그는 의리를 지켜 다른 방망이를 들고 나올지, 아니면 팀을 위해 문제의 그 방망이를 들고 나올지 지켜볼 일이다.

광주 = 김홍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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