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노당 勢대결 2라운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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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부터 시작된 민주노동당 정책위 의장 선거가 계파 간 세력다툼의 '2라운드'로 달아오르고 있다. '민중정당화'를 강조하는 연합파(NL계) 측 이용대 후보와 '계급성'을 중시하는 범(汎)좌파(PD계) 쪽 주대환 후보 간의 경쟁이다.

이들은 지난 6일 최고위원 선거에서도 의장 자리를 놓고 다른 후보 2명과 함께 다퉜었다.

그러나 모두 과반수 득표에 실패, 당규에 따라 1.2위 간 결선투표가 벌어졌다. 범좌파의 반격이 성공할지, 아니면 연합파가 독식할지에 따라 당의 진로가 좌우된다. 지난 선거에선 연합파와 민주노총이 공동으로 민 후보가 대승했다. 연합파.민주노총파 후보 중에선 김창현 사무총장을 포함, 9명이 당선된 반면 범좌파 측에선 김종철 대변인이 유일했다.

그 때문에 이번 의장 선거에서 연합파 쪽 이용대 후보가 이길 경우 반미.통일 문제 등이 민노당의 핵심 이슈로 떠오를 공산이 크다. 한 당 관계자는 "이 후보가 되면 노동자를 강조한 당명부터 고치자는 목소리가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주대환 후보가 되면 당의 진로를 둘러싼 노선 갈등이 심해질 가능성도 있다. 연합파에서 당 지도부를 장악한 상황에서 정책위 의장만 범좌파 쪽에서 차지하는 셈인 까닭이다.

이런 가운데 노선 싸움의 후유증으로 계파를 초월하는 '민노당파'를 결성하자는 움직임도 본격화되고 있다.

남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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