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잉·MD社 합병 마찰 … 미국·EU 타협 모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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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워싱턴.브뤼셀 AP.AFP=연합]세계 최대 항공기제작사인 미국의 보잉과 맥도널 더글러스 (MD) 의 합병문제로 무역전쟁 직전까지 갔던 미국과 유럽연합 (EU) 이 막판 타협에 적극 나섬에 따라 귀추가 주목된다.

EU 독점방지위원회의 최종 결정을 하루 앞둔 22일 빌 클린턴 미 대통령은 현 EU의장국인 룩셈부르크의 장 클로드 융커 총리와 이탈리아의 로마노 프로디 총리 및 EU 지도자들과 개별 전화접촉을 갖고 "어떠한 경우에도 정면충돌은 피해야 한다" 며 협상을 통한 문제해결을 강조했다.

무역전쟁 불사를 강조했던 클린턴이 전화 외교로 나선 것은 양측의 분쟁이 걷잡을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달을 경우 미.EU는 물론 세계 경제에도 심각한 여파를 미칠 것이라는 우려 때문으로 보인다.

또 보잉사도 이날 EU측의 반발을 불러왔던 아메리칸.델타.컨티넨털항공 등 미국의 3개 대형 항공사와 맺은 향후 20년간 항공기 독점공급계약을 철회하겠다는 양보안을 제시했다.

그러나 EU 독점방지위원회가 보잉 - MD 합병을 용인할 수 없다는 강경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데다 미의회를 중심으로 EU 입장에 대한 반발이 확산되고 있어 막판 타협이 이뤄질 것인지는 아직도 불투명하다.

현재로서는 EU 집행위가 급한 불을 끄자는 클린턴 대통령의 뜻에 따라 23일로 예정된 최종결정을 위한 독점방지위 회의를 연기하거나, 보잉 - MD가 25일로 예정된 합병 주주총회를 연기해 일단 정면충돌을 피한 뒤 추가협상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하다.

EU가 반대입장을 확정하게 될 경우, 지난 90년 제정된 합병 규제법에 따라 보잉에 대해 매출액의 10% (약 40억달러)에 해당하는 벌금을 부과할 수 있으며 유럽내 운항중지명령 등 강도높은 제재조치를 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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