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님은 울고, 아우는 웃었다.
' 국내에서 인터넷 상용 (商用) 서비스가 본격화 된지 3년째를 맞아 관련 업체들의 명암이 이렇게 엇갈리고 있다.
한국통신.아이네트.데이콤등 '형님' 격인 13개 상용서비스업체들은 그동안 회선확보.장비설치등에 거액을 쏟아 부으며 인터넷 붐을 일으켰지만 배보다 배꼽이 커 아직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반면 형들 덕에 콘텐츠 (내용물).교육.서버구축등 인터넷 관련 수요가 폭발하는 틈을 빨리 파고 들어가 아이디어 사업을 벌인 소형업체 (아우) 들은 그동안 짭짤한 재미를 보고 자리를 잡아 가고 있는 것이다.
지난 94년 6월 국내 최초로 상용 서비스 '코넷' 을 시작한 한국통신은 그동안 개인가입자 2만여명, 기업.기관 전용선 가입회원 1천1백여곳을 확보, 첫해 2억원에 불과하던 매출액이 지난해는 54억원으로 급신장 했다.
하지만 한국통신은 올해까지 회선.장비.인력등에 모두 2백40억원을 투입할 예정이어서 올 매출액도 전체 투자액의 절반을 밑도는 1백10억원선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인터넷사업국 김선명 (金善明) 과장은 "인터넷은 장치산업 처럼 초기투자비가 많이 드는 사업' " 이라며 "상용 멀티미디어 콘텐츠사업이 본격화되는 오는 2000년께나 손익분기점이 될 것. " 이라고 말했다.
직원수 1백60명으로 국내 최대 인터넷 전문업체인 아이네트도 지난해 80억원 매출에 20억원의 손실을 기록했으며, 지난 3년간 60억원을 투자한 넥스텔도 아직까지 투자비의 절반도 못 건졌다.
업체들의 적자폭 확대는 94년 4만원선 하던 월 사용료가 치열한 가격경쟁으로 1만~2만원선으로 뚝 떨어진데다 가입자 증가로 월 5천만~6천만원하는 T1 (1.544M) 국제회선에 이어 6억원대에 이르는 T3 (54M) 회선 도입이 불가피해 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들 업체들은 세계 온라인 무역시대가 다가오고 있는데다 콘텐츠사업이 본격화되는 때가 되면 분명히 돈이 쏟아져 들어올 것으로 믿고 투자를 계속한다는 방침이다.
업계는 지금까지 기본 인프라 투자는 완료했기 때문에 연말께부터 유료 멀티미디어정보.게임.인터넷폰등 부가서비스가 실용화돼 첫 수확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형들과는 대조적으로 직원수 10~30명 남짓의 작은 아우기업들은 벤처기업으로서 쭉쭉 앞으로 뻗어 나가고 있다.
인트라넷업체 웹인터내셔널은 업계 최초로 2년만에 코스닥에 상장하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인트라넷용 소프트웨어 '인트라오피스' 로 돌풍을 일으킨 이 회사는 올해 15억원정도의 순익을 기대하고 있다.
콘텐츠 개발업체 인터넷코리아와 전국 인터넷 순회교육및 도메인 등록대행사 IBI도 각각 15.20명의 직원으로 올해만 5억~10억원의 흑자를 내다본다.
인터넷코리아는 홈페이지구축과 주문형 뉴스시스템.교육사업으로 사업에 나선지 3년만에 튼실한 기업으로 성장, 2년내 코스닥에 상장한다는 부푼꿈을 안고 있다.
IBI의 이판정 (李判貞) 사장은 "가상무역.광고.콘텐츠개발등 아이디어사업에 나선 소형업체들이 1백개 이상으로 늘어났다" 며 LG.SK텔레콤등 대형업체들이 접속서비스사업에 가세하면 국내 네트워크 인프라 구축에 가속도가 붙어 참여업체는 더 늘어 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 95년 정보검색대행사로 출발한 장미디어인터렉티브도 업종전환으로 성공한 케이스. 이 회사는 정보검색 서비스에 이어 인트라넷 소프트웨어 '인트라X' 를 개발, 최근 일본업체에 3년간 50억원규모의 독점공급계약을 따내는 쾌거를 일궈냈다.
장밋빛 꿈을 안은 개미군단의 모두가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교육전문업체 인스인터렉티브와 정보검색대행사 넥서스컨설팅은 무리한 사업확장으로 자금난을 못견뎌 결국 지난해 문을 닫고 말았다.
인터넷 업체들의 이같은 명암에 대해 건국대 컴퓨터공학과 한선영 (韓善泳) 교수는 "인터넷은 외국에서 조차 아직 투자가 진행중인 미완성 산업" 이라며 "앞으로는 대기업들의 '투자우산' 아래 성장한 소기업들이 전자거래와 콘텐츠시장을 놓고 본격적인 경쟁을 벌이게될 것" 으로 내다봤다.
양영유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