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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고민상담> 친구가 놀다간뒤 게임팩 없어진 아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0면

*문= 중2년생인 아들의 친구가 집에 와서 놀다간뒤 아들의 게임팩이 없어졌습니다.

집안 식구중 한명이 아들 친구가 뭔가를 숨기는 듯한 행동을하는 것을 보았지만 별 일 아닐 것이라고 여겼다고 해요. 공연히 의심했다가 오히려 잡아떼면 낭패를 당할까봐 아들보고 그냥 잊어버리라고 했는데 한편으론 앞으로 아들이 부당한 일을 당하고도 소극적인 자세로 계속 자기주장을 못하게 될까봐 걱정이 됩니다.

김철규〈서울성북구동소문동〉

*답= 우선 아이에게 어떻게 이 문제를 해결하고 싶은지 의견을 물어보세요. 물건을 잃어버렸을 때 먼저 남을 의심하는 것은 잘못된 일이니 구석구석 다시 찾아보자고 하세요. 혹시 후에 그 물건이 다른 곳에서 나오면 친구에게 마음의 상처를 주게되고 이로 인해 친구관계가 나빠질 수 있다는 사실을 말해준 뒤 좋아하는 물건을 잃어버려서 마음이 아프겠지만 다음부터는 물건을 좀더 잘 간수하자고 말해주세요. 끝내 물건이 나오지 않는다면 아이로 하여금 그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게임기를 잃어버려 속이 많이 상한 점과 혹시 친구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여러 물건속에 휩쓸려 갔을 수 있으니 한번 찾아봐 달라고 말할 것을 권해 보세요. 만약 친구가 가져가지 않았다고 한다면 눈으로 보지 않고 증거없이 다른 사람을 의심할 수는 없는 일이니 그대로 믿어야 한다고 말해 주세요. 하지만 훔치는 것은 잘못된 행동이고 어떤 경우에도 정당화될수 없다는 사실은 아들에게 명확히 인식시켜야 합니다.

요즘은 훔친다는 것에 대한 죄의식 없이 장난과 호기심으로 남의 물건에 손을 대는 아이들이 늘고 있어요. 그 물건이 꼭 갖고 싶어서도 아닙니다.

훔친 물건을 친구들에게 나눠주기도 하고 훔친 것인줄 알면서도 아무 거리낌 없이 받기도 하지요. 물질만능풍조와 경쟁적인 사회분위기, 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을 가정에서 적절한 시기에 가르쳐 주지 못하는 풍토, 과보호등으로 도덕의식이 발달하지 못했거나 애정결핍등의 정서적인 문제가 있는 것등이 그 원인으로 생각됩니다.

아이에게는 가만히 있으라고 한 후 엄마가 아이친구의 부모를 만나 물건이 없어졌다고 알려준 뒤 혹시 우연히 가져가게 되지 않았는지 봐달라고 말해 보세요. 의심하거나 추궁하려 하지 않는 진지한 태도는 친구부모에게 전달될 수 있어요. 보통의 부모들은 자기 아이가 의심의 대상이 된다는 사실에 자존심이 상해 화부터 내기 쉬워요. 하지만 누구나 자기 아이에게도 의심받는 일이 생길 수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하고 이런 일이 생겼을 때 해결해 나가는 과정이 아이의 장래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한숙자〈교육심리학박사.연세대강사〉 '한박사의 부모고민상담' 은 사춘기 자녀를 올바로 키우기 위한 독자여러분의 팩스 (02 - 751 - 5627) 및 서신상담 (서울중구순화동7 중앙일보사 편집국 생활부 담당자앞, 우편번호 100 - 759) 을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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