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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고, 홈쇼핑서 인기몰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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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국내 최대 금고제조업체인 범일금고는 활로를 내수에서 찾고 있다. 2001년에는 미국의 월마트에 한달에 3만개까지 납품하기도 했지만 최근 상황이 나빠진 것이다. 매출의 90%가 수출이던 이 회사는 앞으로 내수 비중을 15% 이상으로 높일 계획이다. 최근 그 가능성을 홈쇼핑에서 발견했다.

지난 4월 처음으로 20만원짜리 소형 금고를 홈쇼핑을 통해 판매한 결과 한달여 동안 2000대가 팔렸다. 귀금속이나 통장 등을 보관하고 싶어하는 주부들의 관심을 끈 것이다. 이 회사 이찬옥 과장은 "홈쇼핑을 통해 소비자들의 욕구에 맞는 다양한 금고를 선보이면 매출이 더 늘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과거에는 돈을 빼내가지 못하도록 하는 방도(防盜) 효과가 중요했지만 지금은 불에 타지 않는 내화성이 더 필요하다.

사설 경비회사 등이 많이 생기고 보안이 강화되면서 도둑이 들더라도 영화에서처럼 다이얼을 돌려 금고를 털기에는 시간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대신 불이 났을 때 금고가 타버려 중요한 서류나 돈을 잃게 되는 상황을 막는 기능이 더 중요하다는 얘기다.

금고는 가격대와 제품 종류가 천차만별이다. 1000만원이 넘는 방도.내화 금고도 있다. 땅속에 묻는 금고, 벽에 감추는 금고 등을 주문제작해가는 소비자도 있다고 한다. 1000만원대 금고는 1년에 10여개씩 팔린다. 이런 금고를 찾는 소비자는 최대한 비밀리에 주문한다고 한다.

회사 관계자는 "도둑이 금고를 들고 가거나 망치나 도끼로 부수는 상황을 막을 수 있는 제품은 최소한 200만원대는 돼야 한다"고 말했다. 비싼 방도 금고는 철판이 두껍고 무게가 700㎏~1t이 되는 것도 있다. 회사 측은 다양한 금고가 있다는 사실을 알리면 국내 수요가 더 늘어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에 따라 범일금고는 ▶모금함을 겸한 모금용 금고▶중요 파일을 보관하는 캐비닛형 금고 등 다양한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김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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