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념 경제학] ‘흠집 있는 가구’라도 OK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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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소한 흠 때문에 싸게 파는 ‘하자 상품’이 인기다. 과거에는 거들떠보지 않던 흠 있는 상품이 불황을 등에 업고 알뜰 쇼핑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이윤관(40)씨는 최근 한샘몰(www.hanssem.com)에서 79만9000원짜리 침대를 63만9000원에 샀다. ‘스크래치 상품전’에서 고른 이 침대는 상판의 도색이 고르지 않다는 이유로 새 상품이었지만 20% 할인한 것이었다. 이씨는 “눈으로 찾을 수 없는 정도의 흠이어서 값이 싸다는 장점이 더 컸다”고 말했다.

한샘은 지난달 처음으로 온라인 쇼핑몰 10곳에서 ‘스크래치 가구’를 선보였다. 생산 과정에서 약간의 흠집이나 얼룩이 생긴 가구 172점을 최대 53%까지 할인한 가격에 내놓았다. 판매 사흘 만에 90%가 팔려 나가 42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폭발적인 소비자 반응을 본 한샘은 아예 한샘몰에 ‘스크래치 가구’ 상설 할인코너를 만들었다. 과거에는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기 위해 흠집 있는 가구는 시중에 내놓지 않고 직원에게 판매하거나 폐기했었다.

김지영 한샘 과장은 “유명 브랜드 제품을 싸게 사길 원하는 고객의 수요를 충족시키면서 온라인몰에 고객을 유입하는 효과도 있다”고 말했다.

박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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