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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생 봄방학 학습전략…한 가지 테마 정해 공략해볼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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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부 이의진씨가 세 아이와 함께 수준에 맞는 봄방학 학습 계획표를 짜고 있다. [황정옥 기자]

주부 이의진(37·인천시 서구)씨는 봄방학을 앞두고 아이들 수준에 맞는 학습 계획표를 짰다. 방학이 짧아 계획 없이 지내다가는 자칫 ‘노는 방학’으로 끝날 수 있어서다. “봄방학은 기간이 짧으니 여러 가지를 하려고 욕심을 내기보다 한 가지에 집중하라”는 교육 전문가들의 충고를 참고했다. 초등 5학년이 되는 하성규(10·인천 목향초)군은 새학기 대비 부족한 과목을 보충하는 시간으로, 2학년 준규(8)군은 새 교과서 중심으로 독서를 할 계획이다. 교육 전문가들로부터 봄방학을 이용한 초등생들의 학년별 알뜰 공부 비법을 알아봤다.

1~2학년 견문 넓히는 기간으로

초등 저학년은 자연스레 학습을 할 수 있는 체험학습으로 견문을 넓히는 것이 좋다. 박철만(서울 중흥초) 교사는 “저학년은 부모가 직접 챙겨야 하는 경우가 많다”며 “방학 시작 전 체험 주제와 내용·시간·장소 등의 체험학습 체크리스트를 만들어두면 시간을 짜임새 있게 보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체험학습 주제를 정할 때 새 교과서를 참고하면 좋다. 미리 교과 내용을 확인해 어떤 체험을 하고 싶은지 자녀와 상의한다. 초등 1~2학년 교과서에는 자연에 대한 내용이 많다. 1학년 때는 우리 몸의 생김새와 감각기관에 대해 학습한다. 박 교사는 “직접 식물이나 동물을 볼 수 있는 식물원이나 동물원, 생태공원을 추천할 만하다”며 “인체탐험전 같은 전시 관람도 우리 몸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박물관은 교과서와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것이 많다. 저학년 수업시간에 우정박물관과 김치박물관을 다루므로 미리 다녀오면 좋다. 우리나라 명절 풍습이나 놀이에 대해서도 배운다. 한옥마을이나 한국민속촌 등을 둘러보면 교과 내용을 이해하는 데 쉽다.

체험학습을 할 때는 관심 분야나 교과 내용만 집중적으로 둘러보는 것이 효과적이다. 서울시립미술관 오현미 큐레이터는 “처음부터 끝까지 무리를 해 관람하기보다 ‘보고 쉬는’ 과정을 반복할 것”을 권했다. 체험학습을 다녀온 후에는 미니 홈피나 블로그에 사진과 동영상, 간단한 감상 등을 올려둔다. 추가된 체험학습 내용이 쌓여 좋은 기록으로 남는다.

3~4학년 ‘교과서’ 중심 독서

『삼남매 독서영재 육아법』의 저자 유은정씨는 “새학기 교과서에 나오는 주제와 관련된 전집을 읽으면 다음 학기 수업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예컨대 과학 교과서에 ‘물에 사는 생물’ ‘날씨와 우리 생활’ 등의 주제가 나오면 과학 전집에서 그 주제가 있는 책을 골라 읽는 것이다. 유씨는 “전집에서 필요한 부분만 골라 읽기 때문에 봄방학 기간 동안에도 부담 없이 효율적인 독서를 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국어 교과서에 요약된 이야기나 동화 등 원본을 미리 읽어두는 것도 한 방법. 예컨대 국어 교과서엔 ‘견우와 직녀’ ‘신기한 샘물’ 등의 이야기가 일부만 수록된다. 이 이야기의 원본을 찾아 읽는다. 강도현(인천 목향초) 교사는 “개학 후 수업시간에 어려운 이론이 나와도 독서를 통해 이미 이해하고 있어 보다 창의적인 사고를 끌어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봄방학 기간 중 5~10권 정도 읽어둘 것을 제안했다. “내용을 잘 알고 있어 수업시간에 빨리 이해할 수 있어 융통성이 생긴다”는 것이 강 교사의 얘기다.

암기할 내용이 많아 사회 과목을 어려워하는 아이가 많다. 역사전집이나 위인전을 읽어두면 체계적으로 지식을 습득할 수 있다. 역사전집은 사건이나 인물을 중심으로 역사적 흐름이 일목요연하게 구성된 것이 좋다. 돋보기 등을 통해 심화학습을 할 수 있거나 역사용어 등이 정리된 것을 선택한다.

5~6학년 새학년 학습 워밍업

초등 고학년인 5~6학년 봄방학은 다른 학년과는 구별된다. 학습에 무게중심을 두어야 한다. 송재환(서울 동산초) 교사는 “5학년 수학은 초등 수학에서 가장 어렵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아이들이 수학을 가장 많이 포기하는 학년”이라고 설명했다. 예컨대 분수와 분수의 사칙연산이 많아 학생들이 어려워한다.

겨울방학에 수학 문제집을 한 권 풀었다면 봄방학 때 새로운 문제집을 다시 시작하기보다 겨울방학 때 풀었던 문제집에서 틀린 것을 다시 한번 풀어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송 교사는 조언한다. 6학년에 올라가는데 수학 점수가 중위권 이하라면 봄방학 때 반드시 5학년 과정을 복습할 것을 권했다.

영어 수준이 보통이라면 봄방학 동안 어휘를 많이 익히는 것이 좋다. 새 교과서에 나오는 어휘를 정리해 미리 공부해 둔다. 단 추상적인 개념어보다는 물체를 지칭하거나 동작을 설명하는 단어를 중심으로 학습하는 것이 좋다. 송 교사는 “영어 수준이 상위권이라면 봄방학 동안 취약 부분을 보충해 말하기·듣기·읽기·쓰기·문법이 유기적으로 연결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글=박정현·이지은 기자
사진=황정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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