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 고분 발굴 쪽샘지구 경주 새 관광상품 만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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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국내 최대의 신라 고분 밀집지역인 경주시 황오·황남·인왕동 일대 쪽샘지구. 54만5000여㎡의 터에 4~6세기 신라 왕족과 귀족의 고분(목곽묘·적석목곽분) 150여 기가 있는 곳이다.1960년대 이후 민가가 형성되면서 훼손돼 지금은 고분의 흔적조차 찾기 어렵다.

그러나 2007년 3월 고유제를 시작으로 발굴이 본격화하면서 서서히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경주시의 의뢰로 경주문화재연구소가 지금까지 120여 기의 고분을 확인한 것이다. 또 현장에서 칼 고리에 세 가닥 풀잎을 표현한 삼엽환두대도(三葉環頭大刀)와 세환이식(細環耳飾·귀걸이) 등을 수습했다.

경주시가 쪽샘지구 발굴 현장을 일반에 공개, 관광상품화하기로 했다. 특히 장기적으로 세계적인 고분공원을 조성키로 해 쪽샘지구는 경주의 새 관광자원이 될 전망이다.

시가 우선 공개 대상으로 삼은 고분은 44호분. 쪽샘지구는 일제강점기 발굴 조사 결과 155기가 있는 것으로 조사돼 고분마다 일련번호가 매겨져 있다. 지름이 30m에 가까운 44호 고분은 현재 봉분이 거의 없는 상태에서 표층 제거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시가 이 고분의 유적이 드러나는 5~6월에 비·바람을 피해 관람할 수 있는 돔을 오는 10월까지 설치해 관광객을 맞기로 한 것이다.

국내 최대의 신라 고분 밀집지역인 경주시 황오·황남·인왕동 일대 쪽샘지구의 모습. 공터 인근의 가옥 등이 모두 철거돼 2030년 전후까지 고분공원이 조성된다. 사진 왼쪽으로 대릉원이 보인다. 아래 작은 사진은 이곳에서 출토된 가는 귀걸이 모습.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 제공]


이는 일반인이 일정 통로를 따라 돌며 발굴의 전 과정을 지켜볼 수 있는 관광상품이다. 중국도 진시황릉 병마용갱의 발굴 조사 과정을 국내외 관광객에게 공개해 인기를 끌고 있다.

경주시 문화재과 이채경(50)씨는 “기존의 방식과 달리 고분 발굴의 전 과정을 처음부터 끝까지 보여 줄 계획”이라며 “해설사를 붙여 설명도 곁들일 것”이라고 말했다. 시는 2030년까지 쪽샘지구 발굴 기간 동안 출토되는 유물에 따라 공개 고분을 달리할 방침이다.

시는 또 발굴 기간인 2030년 전후까지 쪽샘지구를 고분공원으로 조성키로 하고 최근 한국예술종합학교 산학협력단으로부터 기본계획안을 건네 받았다. 이 안에는 쪽샘에서 2년마다 쪽샘과 경주에 얽힌 이야기를 주제로 한 예술품 설치와 공모전 개최, 유물을 전시하는 국제비엔날레를 개최하는 것으로 돼 있다.

또 쪽샘지구를 소개하는 고분박물관과 전망대를 설치하고 2015년까지 발굴 조사의 전 과정을 전시하는 고분홍보관을 건립할 계획이다. 고분공원은 2015년까지 인근 대릉원 동측 담을 철거해 1차 조성하고 그 뒤 발굴 정도에 따라 면적을 넓히는 것으로 계획돼 있다.

시는 이 안을 중심으로 고분공원 조성 계획을 마련해 문화재청에 다음달 승인을 신청할 예정이다.

한편 지금까지 발굴 결과 쪽샘지구에서는 토기류, 금동제 말안장 같은 마구류와 귀걸이 같은 금은제 장신구류 1800여 점이 출토됐다. 

황선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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