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체감경기 "영 안풀리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2면

기업들이 피부로 느끼는 경기가 더 싸늘해졌다. 특히 내수 기업들이 더하다. 교역조건도 악화돼 잘 나간다는 수출기업들도 채산성이 점점 나빠지고 있다.

한국은행은 전국 1476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5월 기업경기조사'를 한 결과 제조업 업황(業況) 실사지수(BSI)가 80으로 전달보다 7포인트 떨어졌다고 발표했다. 다소 좋아질 듯하던 체감경기가 두 달 만에 큰 폭으로 꺾인 것이다.

다음달 경기상황을 묻는 BSI 전망치는 82로 전달보다 14포인트 낮아졌다. 10개월 만의 최저치다. 여기다 최근에는 거의 매달 BSI 실적치가 전망치에 훨씬 미치지 못하는 일이 되풀이되고 있다. 양재룡 한은 통계조사팀장은 "기업들이 '다음달엔 혹시나'하며 경기 호전을 기대했다가 '겪어보니 역시'라며 실망하는 형국"이라고 말했다.

BSI가 100 미만이면 경기가 나빠졌다는 쪽이 좋아졌다는 쪽보다 많다는 뜻이다. 제조업 업황 BSI는 2002년 7월 이후 100 아래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업계의 비관론이 2년 가까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기업들은 경영이 어려움을 겪는 원인으로 원자재 값 상승(28%)과 내수부진(27%)을 가장 많이 꼽았다. 불확실한 경제상황(15.6%)과 수출부진(5.6%)이 그 뒤를 이었다. 지난달 수출기업의 업황 BSI(87)는 4포인트, 내수기업(78)은 8포인트 내려 내수 위축이 심각한 가운데 수출경기도 장담하기 어려워졌다.

홍승일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