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깨 통증 치료 차일피일 … 고질병 지름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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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깨는 자신감의 표현이다. 축 처진 어깨는 소심함과 좌절을, 떡 벌어진 어깨는 건강함과 당당함을 보여준다. 요즘 어깨가 수난이다. 스포츠 인구가 늘고, 컴퓨터 사용 등 자세 불량에 의한 어깨 질환이 급증하고 있다. 어깨 질환의 단골 손님은 근골격계가 퇴화하기 시작하는 중·노년층이다. 연세사랑병원 어깨관절센터 성창훈 소장에게 오십견·어깨충돌증후군·석회화 건염 등 3대 어깨 질환의 원인과 예방·치료법을 들어본다.

# 50대의 불청객 오십견

▶놔두면 운동장애 위험 … 약물·물리 치료 병행을

 ◆진단=오십견은 유착성 관절막염의 다른 이름이다. 관절막에 염증이 생겨 신축성이 떨어지는 것. 요즘엔 컴퓨터 사용, 과로로 인한 면역력 저하, 당뇨병 등으로 발생 연령이 낮아지는 경향이 있다.

오십견은 증상이나 간단한 운동검사로 진단한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순수한 오십견 환자는 30% 내외였다. 나머지는 회전근개(어깨힘줄)파열, 충돌증후군, 석회화 건염, 근막통증증후군 등 다른 원인에 의한 어깨 통증이었다.

순수한 오십견은 치료를 하지 않아도 1년이 지나면 저절로 자연 치유된다. 문제는 사람에 따라 통증과 운동장애를 남긴다는 것이다. 따라서 회복 기간을 줄이고, 운동장애를 막기 위해 조기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치료=아프다고 어깨를 사용하지 않으면 어깨 관절의 운동범위가 더욱 축소된다. 약간의 통증을 느끼지만 약물요법과 물리치료를 병행하면서 운동범위를 넓혀간다. 하루 3회, 한 번에 15분 정도 어깨 관절 스트레칭을 해보자.

혈액순환을 촉진하고 어깨 주변 근육의 긴장을 풀어주기 위한 방법으로 따뜻한 목욕이나 팩 등을 권한다. 목의 좌우·전후 운동, 어깨 상하운동 등도 효과적이다.

요즘엔 굳어진 근육·인대를 체외충격파요법으로 치료한다. 통증이 심하고 오래된 경우엔 관절내시경을 이용해 관절막을 절개, 관절을 부드럽게 만들어 주는 수술도 한다. 3일 정도 입원하고, 꾸준히 운동하면 정상에 가깝게 관절을 움직일 수 있다.



# 지나친 운동 원인 어깨 충돌증후군 ▶심하면 관절 내시경 수술 … 재활치료해야

 ◆진단=팔을 머리 위로 들 때 무엇인가 걸리는 듯 어깨가 아프다. 오십견과 달리 통증이 있어도 위로 올릴 수는 있다. 통증이 심하면 자다가도 깬다. 지속적으로 어깨를 많이 사용하는 사람에게 주로 발생한다. 중년 이후 배드민턴·골프·테니스는 물론 근력운동을 위해 바벨 운동을 하는 사람들이 고위험군이다. 팔을 들고 일을 하는 도배공이나 과수원에서 일하는 직업군도 위험하다.

충돌증후군은 어깨를 덥고 있는 견봉과 팔뼈(상완골) 사이가 좁아졌을 때 나타난다. 어깨를 돌리는 힘줄(회전근개)이 견봉과 부딪쳐 염증이 생기고, 세월이 지나면서 어깨 힘줄의 섬유화 및 퇴행성 변화가 생긴다. X선검사로 진단하지만, 어깨 힘줄 파열이 의심되면 자기공명영상촬영(MRI) 검사를 받는다.

◆치료=우선 보존적 치료를 한다. 팔을 머리 위로 드는 것을 피하고, 약물이나 물리치료를 받는다. 심한 통증에는 국소마취제와 함께 스테로이드제를 주사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주사는 여러 번 맞으면 어깨 힘줄이 약화되므로 주의한다. 이후엔 어깨 근력을 강화하는 운동으로 어깨 관절이 안정적으로 움직이도록 한다.

이런 치료가 실패하거나 일상생활을 못할 정도라면 수술을 고려한다. 관절내시경을 이용해 어깨 힘줄과 충돌되는 견봉 부위를 다듬어주는 견봉성형술을 시행한다. 어깨 힘줄이 파열됐으면 봉합하는 수술을 함께 받는다. 최근에는 수술하지 않고 피부에 5㎜ 정도의 구멍을 뚫고 관절내시경을 집어넣어 시술한다. 수술 후엔 일정 기간 경과 후 어깨 힘줄을 강화하는 재활치료를 받는다.



# 석회질 생기는 병 석회화 건염 ▶체외 충격파 치료로 석회 제거 … 3 ~ 4회 시술

 ◆진단=회전근개라는 어깨 힘줄에 석회질이 생기는 병이다. 힘줄의 퇴행성 변화와 혈류의 감소로 연골 세포에 석회질이 침착된다는 가설이 있다. 갑작스러운 통증으로 응급실을 찾거나 몇 개월씩 통증이 계속되기도 한다.

석회의 크기·위치 등은 X선 검사로 쉽게 진단되지만 어깨 힘줄의 상태를 정확히 알기 위해선 자기공명영상촬영(MRI)을 시행한다.

◆치료=석회의 크기가 작으면 이를 제거하지 않고 염증만 치료해도 좋아진다. 2주 정도 물리치료와 약물치료를 병행한다. 통증이 심하면 약물을 주입하거나 주사기로 석회를 뽑아내는 방법을 시도할 수 있지만 만족스럽지 못하다.

최근 체외충격파를 이용해 수술 없이 석회화건염을 치료하는 방법이 등장했다. 충격파 에너지가 석회를 작은 조각으로 부수고, 손상된 조직을 재생시킨다. 연세사랑병원에서 2008년 6월부터 올 2월까지 체외충격파 치료를 받은 225명의 어깨 질환 중 82%(185명)에서 증세가 호전되거나 없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3∼4회 시술하며, 시간은 30분 정도. 입원이 필요 없고 바로 일상생활이 복귀할 수 있다.

정리=고종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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