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성군 옥과면소재지.겸면 평장마을 사람들 물 싸움으로 갈등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9면

"면 (面) 은 다르지만 한 동네로 알고 살아왔는데 식수난 해결을 위한 관정개발을 막는 걸 보니 역시 남은 남이다.

" (곡성군옥과면) "지역이기주의가 아니다.

우리는 물이 없어져 농사를 못짓고 그냥 앉아서 죽으란 말인가.

" (겸면 평장마을) 행정구역은 달라도 인접해 조상대대로 이웃처럼 지내온 곡성군 옥과면소재지와 겸면 평장마을 사람들이 물 싸움으로 갈등을 빚고있다.

발단은 곡성군이 옥과면의 상수도공급량을 늘리기 위해 지난달 중순부터 추진하기 시작한 관정개발. 겸면 평장마을입구 국도변에 하루 최고 7백여을 취수할 수 있는 대형관정을 파 옥과면소재지로 끌어간다는 계획이다.

옥과.죽림.이문리등 면소재지는 6백여의 수돗물을 쓰고 있으나 상수원이 적어 갈수기마다 식수난을 겪고 있다.

게다가 전남전문대가 있고 광주컨트리클럽.금호타이어곡성공장등으로 가는 길목으로 상가건물들과 아파트가 계속 들어서고 있어 상수도시설 확충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면 관계자는 "용량 10만의 저수지가 있지만 유역이 좁아 요즘 비가 많이 내렸는데도 저수율이 35%에 불과하다" 며 "지하수개발을 통한 수원확보가 시급하다" 고 밝혔다.

그러나 관정공사는 겸면 평장마을 (38가구) 의 반대로 착공을 못하고 있다.

계획장소에 대형관정을 파 지하수를 뽑아가면 마을앞 수문들 4만여평은 물이 완전히 말라 농사를 못짓게 된다고 반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평장마을 조의호 (曺義鎬.57) 원예작목반장은 "마을에서 딸기.멜론 비닐하우스용으로 이용중인 소형관정 9개가 지금도 물이 모자라는 상태" 라며 "이웃도 좋지만 우리도 살아야 한다" 고 말했다.

이에 대해 옥과면 주민들은 "식수난 해결이 무산될 경우 평장마을 사람들도 옥과 땅을 밟아서는 안될 것" 이라는 말로 감정을 드러내고 있다.

곡성군 관계자는 "대형관정에서 수문들 농업용수도 함께 공급하겠다고 대안을 제시했는데도 거부하고 있다" 며 "콩 한 쪽도 나눠 먹었던 농촌마저 지역이기주의가 심해져 각종 사업에 애를 먹고 있다" 고 말했다.

곡성 = 이해석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