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투자 러시아시장은 '한물 갔다' 구소.동유럽국가 눈돌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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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러시아 채권투자로 재미를 본 국내 금융기관들이 투자대상을 우크라이나등 구소련과 동유럽국가등 인근지역으로 확대해 나가고 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은행.증권.종금사등 금융기관들은 지난해부터 본격 투자에 나섰던 러시아 국채의 수익성이 둔화되는 조짐을 보임에 따라 최근에는 우크라이나.우즈베키스탄.루마니아등 동유럽 신흥시장 (이머징 마켓) 으로 투자처를 옮기고 있다. 그동안 러시아 국채는 연 20%이상 많게는 1백30%까지의 수익률을 냈으나 전세계적인 대러시아 투자붐이 일면서 지금은 이런 수익은 어림도 없다는 것이다.

이에 반해 구소련과 동유럽 주변국가들은 요즘 가속도에 붙고 있는 경제성장에 따라 자금수요가 늘고 있다.

우크라이나.우즈베키스탄은 물론, 루마니아.불가리아등 일부 동유럽국가들이 발행한 채권 수익률은 연 3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증권 김기범국제금융부장은 "러시아는 점점 투자매력이 떨어지고 있지만 주변의 신흥시장들은 경제성장에 따라 단기고수익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고 말했다.

이에따라 대우증권은 은행.종금사.투자신탁회사등과 1억달러정도의 공동펀드를 조성, 투자에 들어가기로 했다.

쌍용.선경등 다른 증권사들도 시장조사를 끝내고 조만간 펀드규모.인수자등을 확정지을 계획이다.

그러나 국제금융전문가들은 동유럽지역은 시장경제도입이 본격화되고 있지만 급격한 사회변동으로 컨트리리스크 (국가 위험도)가 여전히 높고 외환시장도 불안한만큼 시장조사를 철저히 하는등 신중한 투자자세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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