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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준 전 회장과 차별화 안 해 … 월드컵 유치도 미리 교감 나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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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정몽준 명예회장님은 역대 축구협회장 중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축구에 쏟았던 분이다. 그분은 1년 예산 20억~30억원이던 단체를 700억원대로 키웠다. 선배에게 길을 물으면서 협회를 운영하겠다.”

조중연(사진) 대한축구협회장이 5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취임식을 하고 임기 4년의 ‘조중연 시대’를 시작했다. 그는 ‘포용을 통한 화합, 발전을 향한 변화’라는 슬로건을 내세워 회장에 당선됐지만 ‘변화’보다는 ‘안정적 승계’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 취임식 전날인 4일 축구협회장 집무실에서 한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조 회장은 ‘전임 정 회장의 정책을 그대로 내려받는 것인가’라는 질문에 “차별화는 없다. 축구는 맥락이 똑같은 것”이라고 대답했다. 그러고는 “다만 전임 회장은 바빠서 현장에 자주 못 나갔지만 나는 현장을 부지런히 다니면서 많은 축구인을 만나 대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3일 ‘2018년, 2022년 월드컵 유치 도전’을 전격 발표한 것도 정 전 회장과의 ‘교감’에서 나온 것이었다. 조 회장은 “지난해 일본이 월드컵 개최 의사를 밝힌 데 이어 호주 축구협회장이 정 회장께 찾아와 ‘월드컵 호주 유치를 지지해 달라’고 부탁했다. 그러자 회장님이 ‘우리도 생각해야 한다’고 말씀하셨다”며 그간의 과정을 설명했다. 그는 “2018년은 잉글랜드 개최가 유력하고, 2022년 유치를 놓고 한국·일본·호주가 3파전을 벌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축구인 출신으로서 꼭 해내야 할 일을 묻자 조 회장은 “학교축구 리그제 정착”이라고 말했다. 협회 전무 시절 초등학교 전국 리그대회인 ‘동원컵’을 만들었다는 그는 “초·중·고 주말리그는 올해부터 반드시 실시한다. 일부 지도자들이 변화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반대하는데 애로사항은 수렴하겠지만 방향은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조 회장은 ‘대표팀의 브랜드 가치 향상’을 인터뷰 내내 강조했다. “대표팀 가치가 올라야 협회 재정이 안정된다. 나부터 대표팀 A매치 입장권을 파는 세일즈맨이 되겠다”는 게 그의 각오다. 당장 4월 1일 열리는 2010 남아공 월드컵 최종예선 북한전에 상암월드컵경기장을 꽉 채우는 게 목표라고 했다. 그동안 남발되던 초청장도 크게 줄이겠다고 했다. 지방 도시에서도 A매치가 열려야 하는 것 아니냐고 묻자 그는 “현실을 모르는 사람들 얘기다. 당분간 A매치 지방 개최는 없다. 지방도 축구를 활용한 마케팅 능력을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글=정영재 기자, 사진=김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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