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소득층도 지갑 안 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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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이후 개선될 조짐을 보였던 소비심리가 고유가 등의 악재를 넘지 못하고 다시 악화됐다.

특히 그동안 소비를 지탱해온 고소득층의 소비 심리마저 크게 위축된 것으로 나타나 내수 회복이 늦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10일 통계청이 발표한 '5월 소비자 전망 조사'에 따르면 6개월 후의 경기.생활형편.소비 지출 등에 대한 소비자들의 기대심리를 나타내는 소비자 기대지수가 94.8로 전달(99.9)에 비해 5.1포인트나 급락했다.

소비자 기대지수가 100을 웃돌면 6개월 후의 경기나 생활형편 등이 현재보다 나아질 것으로 보는 가구가 나빠질 것으로 보는 가구보다 많다는 뜻이고, 100보다 낮으면 그 반대를 의미한다.

올 들어 소비자 기대지수는 지난 3월 94.4까지 떨어졌으나 4월에는 19개월 만의 최고치인 99.9로 치솟으며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반영했다가 고유가 등의 악재를 만나면서 다시 급락했다.

소득 계층별로는 100만원 미만의 저소득층 기대지수는 4월 89.7에서 5월 88.9로 하락하는 데 그쳤지만 400만원 이상 고소득층은 106.7에서 97.8로 떨어져 소득이 높아질수록 소비 심리가 더 얼어붙은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 여력이 큰 고소득층마저 앞으로 지갑을 닫고 관망하겠다는 쪽으로 돌아서고 있다는 뜻이다.

1년 전과 비교해 가계 수입이 늘었다는 가구가 올 들어 최저치인 15.5%에 불과한 반면 수입이 줄었다는 가구는 39%에 달해 올 들어 가장 높았다.

홍병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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