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마곳치 수입업자 시.도교육청의 휴대금지령으로 곤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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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한때'떼돈을 만지는'꿈에 젖어 있던 다마곳치 수입업자 金모(38.부산시동래구명륜동)씨는 요즘'다마곳치'라는 말만 들어도 가슴이 철렁 내려 앉는다.애물단지정도가 아니라'원수'처럼 느껴진다.

일본에서 건너온 사이버 애완동물 다마곳치가 초.중학생들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불티나게 팔리자 지난 5월“이를 수입하면 큰돈을 벌 수 있겠다”는 생각에 일본보다 값이 싼 대만업체와 3만개의 수입계약을 했다.

비록 일본제품같은 병아리는 아니었지만'꿩대신 닭'이라고 아기공룡이나 강아지.고양이.원숭이등 다양한 동물이 주인공인 제품들이었다.

그러나 5월29일 부산시교육청이 전국에서 처음으로'다마곳치 휴대금지령'을 내린데 이어 교육부도 전국 시.도교육청에 같은 지시를 하면서 물건이 들어오기도 전에 다마곳치 시장이 얼어붙는 바람에'날벼락'을 맞은 셈이 됐다.

하는 수 없이 대만업체에 연락해 계약취소를 요구했으나“다른 물건이라도 가져가야 한다”는 대답만 들었을 뿐이다.

金씨와 같은 처지에 놓이게 된 다른 수입업자 30여곳도 부도위기에 몰리거나 수입한 다마곳치를 팔지 못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서울 D업체는 5월 대만에서 다마곳치.드래곳치(공룡키우기)등 5가지 종류를 3만개 수입,모두 국내 도매상들에게 넘긴 뒤 1만개를 추가로 주문했으나 6월이후 들여온 7천여개는 지금 김포공항 보세창고에 쌓여 있다. 이 업체 관계자는“세금을 내고 통관시켜도 사려는 도매상이 없기 때문”이라며“전혀 팔리지 않는 상황에서 50여%의 세금을 내고 찾을 수도 없고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라고 말했다.

대구 K통상에도 다마곳치 8천개 정도가 재고로 쌓여 있다.이 회사는 이어 6월초께 대만으로부터 4만개를 수입하기로 한 계약을 부랴부랴 취소하기도 했다.

서울 O회사의 경우 5월말 홍콩으로부터 15만개를 수입하기로 한 계약을 취소해야할 판이지만 이를 취소하면 원가의 30%(개당 2달러)에 해당하는 선금 30만달러(2억6천여만원)를 날려야 하기 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수입업체들은 계약됐거나 공항창고에 쌓여 있는 다마곳치를 남미.독일.미국등으로 원가에 수출하기 위해 판로를 찾느라 애를 먹고 있으며 수입원가에라도 사려는 판매상이 나서면 넘기겠다는 딱한 처지다. 부산.대구=안장원.원낙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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