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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도 뒤바뀐 패션상품 많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5면

머리띠용 선글라스,장식용 열쇠고리…. 아예 상품의 고유기능보다 멋이나 패션에 초점을 맞춘 제품들이 쏟아지고 있다.

선글라스는 햇빛을 차단해 눈을 보호하자는게 본래의 기능.하지만 요즘은 자외선(UV)차단기능은 없으면서 렌즈 크기가 보통보다 1.5~2배나 되는 제품이 많이 나오고 있다.

이들은 햇빛이 따가우면 진짜 선글라스로 사용하지만 보통때는 머리띠로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든'머리띠용'선글라스다.

의류중심의 토털패션 브랜드인 쿠기와 닉스의 머리띠용 선글라스 제품은 4만8천원 정도며,스톰제품은 5만4천원선. 자외선 차단기능이 추가된 퀵실버(7만9천원)나 닉스(9만3천원)제품도 나와 있다.하지만 이들 제품은 가격 탓인지 상대적으로 덜 팔린다는 게 유통업계 관계자들의 얘기다.

열쇠고리.손수건.카메라용 가방 등도 상품 본래 기능보다 가외용도에 치중한 제품들이 많다.

머리띠용 손수건도 용도가 주객전도(主客顚倒)된 경우.TV드라마'신데렐라'에서 이승연씨가 촌스러움을 강조하기 위한 소품으로 사용한'손수건 머리띠'가 복고풍 흐름을 타고 머리띠 패션의 한 형태로 떠올랐다.

백화점 손수건 매장에는 펴놨을 때 예쁜 디자인제품보다 머리띠 모양으로 접었을 때 원색의 꽃무늬등이 살아나는 제품들이 많이 나와있다.가격은 원래 손수건용이나 머리띠용이나 별 차이가 없다.

요즘 대학생등이 들고 다니는 카메라용.노트북 컴퓨터용 가방도 속을 열어보면 카메라 렌즈나 컴퓨터는 보이지 않고 칸칸이 핸드폰이나 책.문구.화장품.악세사리만 잔뜩 들어있는 경우가 태반이다.

쿠기에서 제조.판매하는 카메라 가방형 캐주얼 가방의 경우 값은 6만8천원.일반 카메라점에서 파는 진짜 카메라 가방제품(3만5천~5만5천원)보다 훨씬 비싸지만 패션성이 돋보여 이를 구입하는 소비자들도 적지 않다.

열쇠고리도 주렁주렁 열쇠를 매달아 보관하는 기능보다 가방의 지퍼등에 달아 맵시를 내는 용도로 구입하는 신세대들이 늘고 있다.패션소품업체 F/X크리에이션의 형광마스코트형(2천6백원,5천원)등이 나와 있다.

그랜드백화점의 김태원차장은“패션에 재치와 세련미를 더하기 위해 상품의 용도를 살짝 바꿔 사용하는 신세대들이 늘어남에 따라 주기능보다 보조기능을 강화한 상품들이 히트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기원 기자

<사진설명>

상품의 고유기능보다 모양이나 멋에 비중을 둔 상품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그랜드백화점내 쿠기 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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