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부부 처지 좀 알아주세요" 日 왕세자 또 하소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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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 나루히토 왕세자(右)와 마사코 왕세자빈.

일본의 나루히토(德仁)왕세자가 8일 "모두가 우리(자신과 왕세자빈)의 현상에 대해 알아주기를 바란다"는 내용의 문서를 일반에 공개했다. 지난달 10일 기자회견을 통해 "마사코(雅子)왕세자빈의 캐리어와 인격을 부정하려는 움직임이 있다"는 폭탄발언을 해 파문을 일으켰던 왕세자는 이날 다시 한달 만에 그 기자회견 내용을 부연 설명하는 형태의 문서를 발표했다.

문서 발표는 왕세자의 기자회견 이후 왕족을 담당하는 행정부처인 궁내청이 발칵 뒤집힌 데다 일왕 내외까지 "보다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으면 국민이 걱정할 것"이라고 다그친 데 따른 것이다. 게다가 일본 내 각종 매스컴과 외신까지 가세해 "고부간의 갈등이 원인이다" "일왕과 왕세자 간의 파워게임" 등의 선정적인 보도가 연일 이어지고 있는 점도 고려됐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왕세자가 이날 문서에서 "기자회견 이후 (왕세자빈이)외국 방문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는 점, 대 잇기 문제에 과도하게 주목하고 있는 것 같은데 실은 그뿐 아니라 왕실의 환경에 적응해 오는 과정에서도 대단한 노력이 필요했다"고 밝힌 점에 주목하고 있다. 또 "난 앞으로 마사코가 자신의 경력을 충분히 살려 '새로운 시대'를 반영한 활동을 해주길 바란다"고 말한 것도 왕실 주변 세력을 겨냥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마사코 왕세자빈은 현재 우울증 등으로 장기요양 중이다.

도쿄=김현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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