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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代 이 사람을 주목하라] 28. 열린우리 박병석 의원(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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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열린우리당 박병석 의원은 '관운'이 있다는 말을 듣는다. 중앙일보 편집부국장 겸 경제부장.홍콩특파원을 거쳐 1998년 정계에 입문한 박 의원은 6년간 국민회의 부대변인.정책위 부의장, 서울시 정무부시장, 민주당(열린우리당 전신) 대변인.홍보위원장 등을 두루 역임했다. 열린우리당에선 신행정수도 건설 특별위원장을 맡고 있다.

이번 총선에선 51.8%의 득표율로 어렵지 않게 재선고지에 올랐다. 박 의원은 열린우리당 대전시 당 위원장도 겸하고 있다. 당내 충청권 출신 가운데 유일하게 공천심사위원으로도 활동했다. 전략적 비중이 커지고 있는 충청권의 실력자로 부상하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이런 빠른 성장이 반드시 관운 때문만은 아닌 듯하다. 김대중 대통령 시절의 일이다. 2000년 총선에서 처음 금배지를 단 박 의원에게 김 대통령이 전화를 걸었다. 당시 김 대통령은 "아무리 생각해 봐도 대변인감으론 박 의원밖에 없소"라며 그에게 직접 대변인 내정을 통보했다고 한다. 김 대통령이 박 의원을 잘 본 가장 큰 이유는 언론계 경력, 경제통이라는 점 외에 그의 부지런함에 있다는 게 관계자들의 평가다.

박 의원은 16대 의원 시절 지역구(대전 서갑)를 다니기 위해 700번이나 기차를 탄 사람이다. 거의 하루도 거르지 않고 서울 여의도와 대전을 오간 셈이다. 국민회의 시절엔 김 대통령의 특보 중 한명으로 활동하며, 주례보고서를 2년간 직접 작성해 꼬박꼬박 제출하기도 했다.

반면 노무현 대통령과의 인연은 그리 깊지 못하다. 민주당 시절 박 의원이 반(反)노무현 진영인 후보단일화협의회(후단협) 소속으로 활동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새 정부 출범 후 친노 진영에 합류하면서 앙금은 해소됐다고 한다. 지난해 노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했을 때 박 의원이 홍콩특파원을 지낸 중국전문가 자격으로 특별수행한 것이 한 예다.

박 의원은 17대 국회에서 가장 역점을 둬 추진할 일로 대중국 외교와 신행정수도 건설을 꼽는다. 그는 16대 국회에서 신행정수도특별법을 통과시키는 데 앞장서 '신행정수도 전도사'로 불리고 있다. 친형 박병호씨도 6.5 재.보궐선거에서 열린우리당 후보로 대전 동구청장에 당선돼 형제가 대전의 동.서를 대표하게 됐다.

강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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