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도전한 김종필 총재, 野단일화.보수 大연합 2개카드 놓고 저울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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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12월 대선을 향해'JP호(號)'가 닻을 올렸다.87년 대선에 이어 10년만에 이뤄지는 두번째 도전이다.당시는 제3야당,이번엔 제2야당 총재 자격이다.

김종필(金鍾泌)총재의 향후 행보는 여러가지 면에서 관심거리다.비록 세는 약하지만 여당후보나 김대중(金大中)국민회의총재에 비해 상대적으로 운신의 폭이 크기 때문이다.

金총재의 모든 행보는'독자출마'를 중심으로 하고 한손엔'DJP 후보단일화',다른 한손에는'보수대연합'이란 두 카드를 쥐고 흔드는 게 전략의 기본이 될 것같다.

金총재는 당내 잠재적 이탈세력을 다독거리고 일사불란하게 대선정국에 임하기 위해선 끊임없이 독자출마 의지를 밝혀둘 필요가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

힘을 결집해야만 살 수 있다는 생존의 원칙도 내포돼 있다.

독주한다는 비판을 받아온 김용환(金龍煥)사무총장을 부총재로 승격시키고 당내 비주류로부터 거부감이 없는 화합형 인사를 후임총장으로 물색하고 있는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DJP 후보단일화협상도 金총재를 기다리는 난제(難題)다.지난달 19일 전당대회를 마치자마자 자민련을 재촉하는 국민회의를 마냥 외면만 할 수 없는 처지다.지난해 12월'목동회동'이래 국민회의와의 협상파트너인 金총장을 부총재로 지명,협상을 전담토록 한 것도 일단'DJP 협상'에 성의를 보이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최근 이수성(李壽成).이한동(李漢東)고문과의 잇따른 접촉에서 보듯 JP의 구상은'보수대연합'쪽으로 기울고 있는 느낌이다.

추구하려는 정치적 목적,즉 내각제를 성취하기 위한 최단 지름길은 여권 보수인사들과의 연대라는 판단을 굳히고 있는지도 모른다.

JP는 신한국당의 전당대회(7월21일)까지 한달동안은 일단 여권상황을 면밀히 지켜보면서 다른 한편으로 국민회의와의 협상을 진행시킬 것으로 보인다.대외적인 명분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신한국당 전당대회가 끝나는 7월말부터는 DJP 협상과 별도로 보수대연합의'큰 그림'을 그리기 위한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완전 연소(燃燒)돼 재가 되겠다'는 JP의 복잡한 셈이 시작됐다. 김현기 기자

<사진설명>

24일 서울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자민련 전당대회에서 대의원들이 대통령후보 선출을 위한 투표를 하고 있다. 신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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