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미디 거장 키튼 감독 회고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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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리 채플린에 못지 않은 할리우드 코미디 영화의 거장 버스터 키튼(1895~1966) 회고전이 열린다. 키튼은 1920년대를 전후한 무성영화 시대에 할리우드를 풍미했던 코미디 배우이자 감독.제작자였다. 채플린에 필적할 만큼 긴 그림자를 남긴 영화인이지만 국내에는 그동안 거의 소개가 되지 않았다.

그러나 루이스 브누엘.살바도르 달리 같은 20년대 초현실주의자들이 열렬히 신봉했고, 장 뤼크 고다르 등 60년대 프랑스 누벨바그를 주도한 감독.평론가들이 추앙했으며, 홍콩 스타 청룽(成龍)이 가장 존경하는 감독이라며 자기 액션 연기의 모델로 삼기도 했을 만큼 후대 영화인들에게 끼친 영향은 지대했다.

1895년 미국 캔자스주에서 태어난 키튼은 부모가 배우인 덕에 세살 때부터 보드빌 쇼를 하며 무대인생을 시작했다.

1917년 단편 영화에 출연하면서 영화 이력을 쌓기 시작해 20년대 들어서는 자신이 출연하는 영화를 직접 감독하면서 독특한 작품을 만들었다.

예술 작품을 만들기보다 마음껏 웃을 수 있는 오락으로서의 코미디를 만드는 데 골몰했지만, 지금은 영화사의 걸작들로 기억되고 있다. 유성영화가 도래한 30년대 이후에도 배우로서 다른 감독들의 영화와 TV에 출연했지만 그의 업적은 주로 무성영화 시대에 이뤄졌다.

13일부터 25일까지(21일은 상영없음) 서울 소격동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열리는 이번 회고전에서는 '항해자'(24년) '셜록 주니어'(24년)'제너럴'(26년) '스팀보트 빌 주니어' (28년) 등 키튼의 시각적 독창성을 탁월하게 보여주는 전성기 작품들과 초기 단편을 포함해 모두 31편의 영화를 소개한다. 02-743-6003, 02-720-9782. (www.cinematheque.seoul.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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