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미디어 융합 시대 맞춰 콘텐트 경쟁력 키워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8면

 방송·영화·게임 등 콘텐트와 관련한 학회 30여 개가 모여 연합체를 구성한다. 한국방송통신학회·한국문화콘텐트학회·디지털콘텐트학회 등은 ‘한국 미디어·콘텐트학회연합’(이하 학회연합)을 결성키로 하고 다음 달 3일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출범식을 한다고 29일 밝혔다. 학회연합의 공동 의장은 최창섭(사진) 한양사이버대 석좌교수와 진용옥 경희대 명예교수가 맡기로 했다.

최창섭 의장은 이날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미디어가 융합하는 추세에 발맞춰 학문도 융합할 필요성을 느껴 왔다”며 “콘텐트 산업 육성과 인력 양성,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학계가 힘을 합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국가적 목표를 위해 여러 학회가 한목소리를 내기로 한 건 처음 있는 일로 그만큼 한국의 미래를 위해 콘텐트 산업이 중요하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학회연합 측은 이번에 함께하지 못한 언론학회 등 기존 대형 학회들에도 문호를 적극 개방할 방침이다.

최 의장은 “IPTV(인터넷 TV)나 DMB 등 뉴미디어가 아무리 등장해도 콘텐트 산업이 함께 발전하지 못하면 소용없다”며 “고속도로를 만들어 놓고 달릴 차가 없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방송의 경우 지상파 독과점 등 구조적인 문제에다 지나친 정치 공방으로 콘텐트 정책의 발목이 잡혀 있다”면서 “기술이나 국민 수준은 저만치 가 있는데 (현실은) 일부 방송사가 기득권을 지키는 데 급급하거나 후진적인 이데올로기 논쟁만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치 논쟁으로 시간을 허비하는 바람에 뉴미디어 분야에서 세계를 선도할 수 있는 기회를 번번이 놓쳤다는 게 최 의장의 진단이다. 최 의장은 “선진국들은 혁신을 위해 규제를 풀고 문제가 있으면 고쳐 나가는 데 반해 한국은 나중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문만 걸어 닫으려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비유했다. 이어 “변화를 두려워하거나 규제 위주의 발상으로는 선진국과의 콘텐트 경쟁에서 이길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학회연합은 앞으로 학술대회나 조사연구 사업을 시작으로 적극적인 정책 제언에도 나설 계획이다. 예를 들어 콘텐트 진흥 사업이 부처 간 나눠먹기에 그치지 않고 실질적인 효과를 볼 수 있도록 기구조정안을 제시하는 것 등이다.

이상복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